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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88998400767
· 쪽수 : 212쪽
· 출판일 : 2015-11-09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장
2장
3장
4장
5장
6장
7장
8장
9장
10장
에필로그
후기
스테이시의 헌사
대니얼의 헌사
감사의 글
옮긴이의 말
사진 자료
참고 자료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세상은 아직 제2차 세계대전 때 오스카 쉰들러가 행한 영웅적 행위를 몰랐다. 하지만 그날 공항에 있던 우리는 알았다. 그는 우리 모두의, 그리고 천 명이 넘는 사람들의 생명을 구한 은인이었다. 유대인 직원들이 아우슈비츠 강제 수용소 가스실에서 죽어 가는 것을 막고자 그가 감수한 엄청난 위험, 뇌물과 뒷거래 덕분에 우리는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는 진심에서 우러난 용기, 탁월한 처세술과 자신의 재산을 이용해 우리의 목숨을 구했다. 나를 포함해 유대인 직원 대부분 쓸 만한 기술을 가진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는 우리가 전쟁 지원에 꼭 필요한 존재라고 주장해 나치를 속였다. 사실 나는 담당하는 기계를 조작하려면 나무 상자 위에 올라가야 할 정도로 작고 어린 소년이었다. 그 상자는 나를 쓸모 있는 존재로 보이게 했고, 계속 살아 있을 기회를 선물해 주었다.
아침이 되자 격리 지역에 소집을 의미하는 알람이 울려 퍼졌다. 총성과 독일어로 고함치는 소리, 문을 두드리는 소리, 계단을 오르는 군화 소리가 가득했다. 어머니와 비르츠 부인은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그들은 목숨이 달린 일이기라도 한 듯 재빨리 마당을 쓸기 시작했는데, 사실 목숨이 달린 일이었다.
요셀과 자무엘과 나는 은신처로 기어올라 갔다. 숨 쉴 공간도 부족했기에 친구들과 나는 가만히 숨죽이고 있었다. 서까래 위에 엎드리자 아래쪽에 있는 창고 바닥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사방에서 들리는 비명과 총성을 숨죽인 채 듣고 있는 것뿐이었다. 병사들이 우리 집 건물에 접근할수록 공포는 점점 커졌다. 은신처에 숨은 사람을 찾을 때 쓰는 독일
셰퍼드가 사납게 짖어 댔다. 셰퍼드 조련사는 살려 달라는 애원을 무시하고 무차별적으로 사람을 죽였다. 나는 귀를 틀어막고 비명과 신음, “제발!”과 “안 돼!”라는 외침을 듣지 않으려 발버둥 쳤다.
보온병이 시멘트 바닥에 떨어지며 커다란 소리가 났다. 쉰들러가 그 소리를 듣고 몸을 돌려 쳐다봤다. 내가 활약할 순간이었다.
“지금 쫓겨나고 있어요.”
내가 소리쳤다.
“아빠와 형과 저 말이에요!”
쉰들러는 즉시 경비병에게 세 사람을 대열에서 끌어내라고 신호했다. 우린 에말리아로 돌아가라는 명령을 받았다.
쉰들러는 우리 목숨을 구하는 것만으로 그치지 않고 공장으로 가 어머니를 찾았다. 그리고 착오가 있었고 우리 세 사람은 공장에 남을 거라고 말해 주었다. 어머니는 처음에는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쉰들러가 자길 알고 있으리라고는 생각지도 않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크든 작든 그가 구원자로서 행한 많은 일들을 생각해 보면, 나는 이 사건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놀라울 정도의 연민으로 촉발된 행동이었기 때문이리라. 그는 나의 어머니가 고통받고 있으며 오직 자신만이 그녀를 위로할 수 있음을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