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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제목 : 살부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중국소설
· ISBN : 9791124110164
· 쪽수 : 334쪽
· 출판일 : 2026-04-27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중국소설
· ISBN : 9791124110164
· 쪽수 : 334쪽
· 출판일 : 2026-04-27
책 소개
억압의 살을 베고 금기를 먹다: 리앙(李昂)의 『살부殺夫』가 던지는 잔혹한 질문
세상에는 읽는 것만으로도 살갗이 저리고, 마음 한구석에 지울 수 없는 핏자국을 남기는 문학이 존재했다. 1983년 대만 문학계를 발칵 뒤집어놓았던 리앙의 소설 『살부(殺夫)』가 바로 그러했다. ‘남편을 죽이다’라는 도발적인 제목만큼이나 이 소설이 담고 있는 서사는 강렬하고 파괴적이었다.
출간 당시 이 작품은 “부도덕하고 잔인하다”는 비난과 “여성 억압의 구조를 해부한 걸작”이라는 찬사를 동시에 받았다. 40여 년이 흐른 지금, 우리가 왜 다시 이 잔혹한 도살장의 풍경을 들여다봐야 하는지 묻는다면 대답은 명확했다. 그것은 『살부』가 단순히 한 여인의 비극을 다루는 데 그치지 않고, 가부장제라는 이름의 거대한 폭력이 어떻게 한 인간의 영혼을 난도질하는지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인류학적 보고서'였기 때문이다.
소설의 배경인 대만의 작은 마을 루강(鹿港)은 평화로운 어촌처럼 보였으나, 주인공 린스에게는 탈출구 없는 거대한 도살장과 같았다. 그녀의 남편 천장은 도살업자였다. 그에게 아내인 린스는 인격체가 아니었다. 그는 매일 아침 도살장에서 목을 치는 돼지와 다를 바 없는, 자신의 성적 욕망과 지배욕을 배설할 '고기 덩어리'로 그녀를 대했다.
리앙은 여기서 섬뜩한 비유를 사용했다. 천장이 도살장에서 피를 묻히고 돌아와 린스를 유린하는 행위는 식욕과 성욕이 기괴하게 뒤섞인 폭력의 제의(祭儀)가 되었다. 천장에게 섹스는 사랑의 교감이 아니라, 자신의 칼날 앞에 놓인 생명을 완전히 굴복시키는 정복 행위였다. 린스가 비명을 지를수록 그는 쾌감을 느꼈다. 이는 권력이 약자를 대하는 방식에 대한 가장 원초적이고도 잔인한 은유였다.
『살부』에서 진정으로 무서운 것은 남편 천장의 폭력만이 아니었다. 린스를 에워싸고 있는 마을 공동체의 시선이야말로 그녀를 서서히 죽음으로 몰아넣는 진정한 흉기였다.
린스의 어머니는 굶주림 때문에 정조를 팔았다는 이유로 문중에서 쫓겨나고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 린스는 그 '부정한 여자의 딸'이라는 낙인을 찍힌 채 성장했다. 마을 사람들은 린스가 당하는 폭력을 알면서도 침묵하거나, 오히려 그녀를 비웃었다. 여성이 겪는 고통은 사적인 문제로 치부되거나 가문의 수치로 은폐되었다. 리앙은 이 소설을 통해 "진짜 살인자는 누구인가?"라고 물었다. 남편의 목을 친 린스인가, 아니면 그녀가 칼을 들 수밖에 없도록 몰아세운 비겁한 사회인가 하는 물음이었다.
소설의 절정에서 린스가 천장의 도살용 칼을 집어 드는 순간, 독자들은 형언할 수 없는 전율을 느꼈다. 그것은 윤리적인 단죄를 넘어선, 극한의 공포 속에서 터져 나온 생존의 본능이었기 때문이다.
린스가 휘두른 칼날은 단순히 남편의 숨통을 끊는 도구가 아니었다. 그것은 대대로 이어져 온 가부장제의 사슬을 끊어내려는 처절한 몸부림이었다. 비록 그 끝이 자신의 파멸일지라도, 린스는 평생 처음으로 ‘행위의 주체’가 되었다. 리앙은 이 끔찍한 살인 장면을 지극히 사실적이고 정밀하게 묘사함으로써, 독자들이 외면하고 싶었던 진실—폭력이 폭력을 낳고, 억압이 괴물을 만든다는 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했다.
작가 리앙은 대만 페미니즘 문학의 선구자로 불렸다. 그녀는 여성이 겪는 성적 억압과 신체적 고통을 묘사함에 있어 결코 주저함이 없었다. 『살부』가 세계적인 고전의 반열에 오른 이유는 선정성 때문이 아니라, 그 저변에 흐르는 인간 실존에 대한 깊은 통찰 때문이었다.
그녀는 유려한 미문(美文) 대신, 도살장의 칼날처럼 차갑고 서늘한 문체를 선택했다. 이 문체는 독자로 하여금 사건과 거리를 두게 하면서도, 동시에 그 비극의 중심부로 강력하게 끌어들였다. 작가는 독자에게 동정을 구걸하지 않았다. 대신, 우리가 발 딛고 서 있는 이 사회의 토양이 얼마나 많은 여성의 피와 눈물로 젖어 있는지를 똑똑히 보라고 요구했다.
『살부』는 읽기 쉬운 소설이 아니었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비릿한 피 냄새가 진동하는 것 같았고, 린스의 비명이 귓가를 때리는 듯한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 그러나 이 고통은 반드시 통과해야 할 관문이었다.
우리는 여전히 뉴스에서 수많은 ‘린스’들의 소식을 접했다. 가정 폭력, 가스라이팅, 구조적 성차별이라는 이름의 현대판 도살장은 여전히 가동 중이었다. 리앙의 『살부』는 40년 전 대만 루강이라는 닫힌 사회를 빌려, 오늘날 우리 사회의 어두운 구석을 비추는 거울이 되었다.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단순히 비극적인 서사를 소비하는 행위가 아니었다. 그것은 우리 안에 내재한 폭력성을 성찰하고, 침묵하는 다수가 어떻게 폭력의 공범이 되는지를 깨닫는 과정이었다. 린스의 칼날이 남긴 궤적을 따라가며, 우리는 진정한 인간의 존엄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그 존엄을 지키기 위해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를 뼈아프게 질문하게 되었다.
“이 소설은 단지 남편을 죽인 여자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그것은 죽어가는 영혼이 마지막으로 내뱉은, 세상에서 가장 거칠고도 슬픈 숨결이었다.”
지금, 리앙의 『살부』를 펼쳐야 했다. 당신의 안락한 일상을 뒤흔들 서늘한 진실이 그곳에 있었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읽는 것만으로도 살갗이 저리고, 마음 한구석에 지울 수 없는 핏자국을 남기는 문학이 존재했다. 1983년 대만 문학계를 발칵 뒤집어놓았던 리앙의 소설 『살부(殺夫)』가 바로 그러했다. ‘남편을 죽이다’라는 도발적인 제목만큼이나 이 소설이 담고 있는 서사는 강렬하고 파괴적이었다.
출간 당시 이 작품은 “부도덕하고 잔인하다”는 비난과 “여성 억압의 구조를 해부한 걸작”이라는 찬사를 동시에 받았다. 40여 년이 흐른 지금, 우리가 왜 다시 이 잔혹한 도살장의 풍경을 들여다봐야 하는지 묻는다면 대답은 명확했다. 그것은 『살부』가 단순히 한 여인의 비극을 다루는 데 그치지 않고, 가부장제라는 이름의 거대한 폭력이 어떻게 한 인간의 영혼을 난도질하는지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인류학적 보고서'였기 때문이다.
소설의 배경인 대만의 작은 마을 루강(鹿港)은 평화로운 어촌처럼 보였으나, 주인공 린스에게는 탈출구 없는 거대한 도살장과 같았다. 그녀의 남편 천장은 도살업자였다. 그에게 아내인 린스는 인격체가 아니었다. 그는 매일 아침 도살장에서 목을 치는 돼지와 다를 바 없는, 자신의 성적 욕망과 지배욕을 배설할 '고기 덩어리'로 그녀를 대했다.
리앙은 여기서 섬뜩한 비유를 사용했다. 천장이 도살장에서 피를 묻히고 돌아와 린스를 유린하는 행위는 식욕과 성욕이 기괴하게 뒤섞인 폭력의 제의(祭儀)가 되었다. 천장에게 섹스는 사랑의 교감이 아니라, 자신의 칼날 앞에 놓인 생명을 완전히 굴복시키는 정복 행위였다. 린스가 비명을 지를수록 그는 쾌감을 느꼈다. 이는 권력이 약자를 대하는 방식에 대한 가장 원초적이고도 잔인한 은유였다.
『살부』에서 진정으로 무서운 것은 남편 천장의 폭력만이 아니었다. 린스를 에워싸고 있는 마을 공동체의 시선이야말로 그녀를 서서히 죽음으로 몰아넣는 진정한 흉기였다.
린스의 어머니는 굶주림 때문에 정조를 팔았다는 이유로 문중에서 쫓겨나고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 린스는 그 '부정한 여자의 딸'이라는 낙인을 찍힌 채 성장했다. 마을 사람들은 린스가 당하는 폭력을 알면서도 침묵하거나, 오히려 그녀를 비웃었다. 여성이 겪는 고통은 사적인 문제로 치부되거나 가문의 수치로 은폐되었다. 리앙은 이 소설을 통해 "진짜 살인자는 누구인가?"라고 물었다. 남편의 목을 친 린스인가, 아니면 그녀가 칼을 들 수밖에 없도록 몰아세운 비겁한 사회인가 하는 물음이었다.
소설의 절정에서 린스가 천장의 도살용 칼을 집어 드는 순간, 독자들은 형언할 수 없는 전율을 느꼈다. 그것은 윤리적인 단죄를 넘어선, 극한의 공포 속에서 터져 나온 생존의 본능이었기 때문이다.
린스가 휘두른 칼날은 단순히 남편의 숨통을 끊는 도구가 아니었다. 그것은 대대로 이어져 온 가부장제의 사슬을 끊어내려는 처절한 몸부림이었다. 비록 그 끝이 자신의 파멸일지라도, 린스는 평생 처음으로 ‘행위의 주체’가 되었다. 리앙은 이 끔찍한 살인 장면을 지극히 사실적이고 정밀하게 묘사함으로써, 독자들이 외면하고 싶었던 진실—폭력이 폭력을 낳고, 억압이 괴물을 만든다는 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했다.
작가 리앙은 대만 페미니즘 문학의 선구자로 불렸다. 그녀는 여성이 겪는 성적 억압과 신체적 고통을 묘사함에 있어 결코 주저함이 없었다. 『살부』가 세계적인 고전의 반열에 오른 이유는 선정성 때문이 아니라, 그 저변에 흐르는 인간 실존에 대한 깊은 통찰 때문이었다.
그녀는 유려한 미문(美文) 대신, 도살장의 칼날처럼 차갑고 서늘한 문체를 선택했다. 이 문체는 독자로 하여금 사건과 거리를 두게 하면서도, 동시에 그 비극의 중심부로 강력하게 끌어들였다. 작가는 독자에게 동정을 구걸하지 않았다. 대신, 우리가 발 딛고 서 있는 이 사회의 토양이 얼마나 많은 여성의 피와 눈물로 젖어 있는지를 똑똑히 보라고 요구했다.
『살부』는 읽기 쉬운 소설이 아니었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비릿한 피 냄새가 진동하는 것 같았고, 린스의 비명이 귓가를 때리는 듯한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 그러나 이 고통은 반드시 통과해야 할 관문이었다.
우리는 여전히 뉴스에서 수많은 ‘린스’들의 소식을 접했다. 가정 폭력, 가스라이팅, 구조적 성차별이라는 이름의 현대판 도살장은 여전히 가동 중이었다. 리앙의 『살부』는 40년 전 대만 루강이라는 닫힌 사회를 빌려, 오늘날 우리 사회의 어두운 구석을 비추는 거울이 되었다.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단순히 비극적인 서사를 소비하는 행위가 아니었다. 그것은 우리 안에 내재한 폭력성을 성찰하고, 침묵하는 다수가 어떻게 폭력의 공범이 되는지를 깨닫는 과정이었다. 린스의 칼날이 남긴 궤적을 따라가며, 우리는 진정한 인간의 존엄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그 존엄을 지키기 위해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를 뼈아프게 질문하게 되었다.
“이 소설은 단지 남편을 죽인 여자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그것은 죽어가는 영혼이 마지막으로 내뱉은, 세상에서 가장 거칠고도 슬픈 숨결이었다.”
지금, 리앙의 『살부』를 펼쳐야 했다. 당신의 안락한 일상을 뒤흔들 서늘한 진실이 그곳에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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