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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24788004
· 쪽수 : 168쪽
· 출판일 : 2026-07-31
목차
추천의 글
들어가며
신발 속 모래알을 마주할 용기 _이지
농장에서, _최예린
그들이 죽을 때, 세계는 고요했다 _희음
뉴욕 맥도날드에서 서울 찾기 _수팽
개와 들개와 나무들과 들 _김누리
땅을 밟아 간다는 것 _태린
리뷰
책속에서

우리의 이야기는 불화의 기록이기도 하다. 어딘가 이상하고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느꼈던 순간들, 아무 일 없다는 듯 부드럽게 돌아가는 세상의 바퀴와는 다르게 내 몸과 숨과 피부가 이상함을 감지했던 순간들. 그 순간을 무심히 흘려버리지 못할 때, 기어이 그걸 붙들고 들여다보기 시작할 때 세상과의 불화는 시작된다. 혹은 나 자신과의 불화가 시작된다. 앓는 시간의 시작. 각자의 자리에서 서로 다르게, 혼자의 몸으로 앓는 시간의 시작.
(…)
여섯 사람의 이야기가 세상에 나간 뒤에도, 세상은 변함없이 평화로울지 모른다. 보편을 지탱하는 세상의 문법 체계는 생각보다 촘촘하고 견고하니까. 그러나 한 번 헛디뎌 본 적이 있는 몸은 이제 그 자리를 안다. 다시 그 자리를 지날 때 몸이 먼저 기억한다. 그 기억은 말로 설명하기가 쉽지 않아서, 설명하려다 틀리고, 틀리면서 다시 더듬고, 더듬으면서 비슷하게 헛디딘 다른 몸을 만난다. 그렇게 서로에게 발견된 사람들끼리 나누는 이야기는, 세상의 문법과는 다른, 아직 이름이 없는 문법 위에서 보란 듯 펼쳐지지 않을까.
<들어가며> 중에서
지금은 고기와 무관한 사람이 된 것처럼 느낄지 몰라도 나 또한 육식 문화, 넓게는 동물 착취 문화를 누리고 그 위에서 이익을 맛보았던 사람이다. 잠시 얻은 듯한 도덕적 우월감은 착각일 뿐 나 역시 결코 떳떳하지 못한 위치에 서 있다. 비건이 되고 다수자에서 소수자로 전환되며 느낀 차별과 불편함을 비난하면서도 정작 나 스스로가 비건, 논비건 같은 말들로 서로를 갈라치기하고 미워하고 혐오하는 일에 가담해온 것은 아닐까.
이지 <신발 속 모래알을 마주할 용기>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