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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문화/문화이론 > 문화연구/문화이론
· ISBN : 9791128813153
· 쪽수 : 544쪽
· 출판일 : 2019-01-09
책 소개
목차
감사의 글
서론
01 축제 마당, 돼지, 원저자
02 그로테스크한 몸과 스미스필드 뮤즈: 18세기의 원저자
03 도시: 하수도, 응시 그리고 오염시키는 접촉
04 계단 아래: 가정부와 가정 로맨스
05 부르주아 히스테리와 축제성
결론
옮긴이의 말
참고 문헌
색인
리뷰
책속에서
우리는 이 책 전반에 걸쳐 여러 곳에서 고급/저급의 상징주의를 탐색하는 과정에서 “고전주의적”과 “그로테스크한”이라는 바흐친의 어휘를 자주 참조했다. 바흐친에게 “고전주의적 신체”는 고급한 공식 문화의 고유한 형식을 나타내며 인체의 형태 및 유연성(plasticity)이 집합적인 담론적 사물과 사회 규범의 형태 및 유연성과 분리되지 않음을 시사한다. “문화 영역에서는 몸과 의미 사이에 절대적인 경계선을 그을 수 없다”. 바흐친이 “고전주의적 몸”과 “그로테스크한 몸”이라는 용어를 모호하게 사용한 점은 부인할 수 없지만, 문화를 규정하는 신체의 매개 역할에 관한 입장을 고수하고자 심혈을 기울였기 때문에 그러한 애매함이 정당화될 수 없을 것 같지는 않다. 확실히, 할 수만 있다면 자주, ‘고급’ 언어들은 고전주의적 신체에 내재한 가치에 호소함으로써 자신의 권위를 정당화하려고 애쓴다. 바흐친은 르네상스 시대 민중 축제에서 재현된 몸과 고전주의적 조각상들에서 재현된 몸 사이의 강렬한 차이에 아연했다. 그는 도상학의 두 형식들이 어떻게 철저히 대조되는 존재 영역을 ‘육화’했는지 주목했다. 먼저, 고전주의적 조각상은 언제나 대좌 위에 세워졌는데 이것은 고상하고 정태적이고 기념비적임을 의미했다. (중략) 이와 대조적으로 고전주의적 조각상은 초월적 개인주의의 찬란한 중심으로서, “받침대 위에 놓여서”, 관람자와 평민들 위로 솟아나 아래로부터의 수동적 존경심을 기대한다. 우리는 그 형상을 올려다보고 감탄한다. (중략) 이 같은 방식으로 그로테스크한 신체는 고전주의적인 것에서 자신의 이미지와 정통성을 찾는 부르주아 개인주의의 신체 개념과 상반된 입장에 선다. 그로테스크한 몸은 유동성, 분열, 자아의 다수성, 대화 과정을 즐기는 주체를 강조하며 사회적 맥락이나 생태적 맥락 어떤 것으로부터도 결코 닫혀 있지 않다. 다른 한편 고전주의적 몸은 자신의 거리를 유지한다.
_ “서론” 중에서
게으름, 낭비, 무질서, 방탕. 이것들은 바흐친이 그로테스크하다고 찬양했던 위상에 해당하는 용어를 저급함의 관점에서 악마화한 것이다. 그러나 맬컴슨은 부르주아가 사회 구성체를 구축할 때 사용하던 이항대립 용어를 가져다가 전도하는 과정에서 바흐친과 마찬가지로 놀이로부터 노동을 분리하는 경향을 되풀이한다. 축제 마당은 대립의 한 측면인 ‘민중성’, 축하, 그로테스크의 자리에 위치한다. 그리하여 축제 마당의 역사는 ‘인가받지 못한(unlicensed)’ 것이 탄압받으면서, ‘licence’(즉, 과잉)에서 ‘licensed’(즉, 공인된)로 변화하는 과정이 된다. 이러한 견해에는 두 가지 중요한 문제가 있다. 첫째, ‘전통적인’ 축제 마당이 꾸준한 쇠퇴 과정을 겪었다고 봄으로써 역사적 연대기를 오해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19세기에 몇몇 축제 마당이 탄압을 받았지만 신흥 축제 마당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기도 했다. (중략)
그러나 둘째로, 축제 마당이 ‘공식 질서 및 이데올로기’와 필연적으로 대립한다고 보는 견해에는 훨씬 심각한 이의가 제기된다. 축제 마당 자체가 지역의 사회경제 관계 및 국가를 형성하고 변화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담당했기 때문이다. 대도시 축제 마당에서 이 점은 가장 분명하다.
_ “01 축제 마당, 돼지, 원저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