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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러시아소설
· ISBN : 9791128834196
· 쪽수 : 314쪽
· 출판일 : 2019-02-27
책 소개
목차
세상 끝에서
강도
보초병
천재 노인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속에서
“에? … 그럼 기적을 보았다는 거요?”
“대주교님, 기적을 보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나요?”
“무슨 말이오?”
“무슨 말이냐고요? 어디를 보아도 모두 기적인데요. 구름이 물을 머금고 있고, 새털 같은 공기가 땅을 지탱하고 있습니다. 대주교님도 저도 먼지에 불과하지만 이렇게 움직이고 생각을 합니다. 저에게는 그게 모두 기적입니다. 그리고 죽으면 백골이 진토가 되고 영혼은 우리에게 그것을 심어 준 분에게 돌아갑니다. 기적이지요. 어떻게 영혼이 그분께 돌아갈까요? 누가 영혼에게 비둘기의 날개를 달아 주어 날아 올라가게 할까요?”
그것은 환영이 아니었습니다. 아주 명확히 보였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사람도 짐승도 아니었습니다. 마치 굴러오듯이 저에게 다가오는 그것은 지상에 닮은 것이 없는 아주 요상하게 생긴 모습이었습니다. 심령술사들이 말하듯이 얼어붙은 대기가 형상화된 것일 수도 있었습니다. 아니면 제 눈이나 저의 사고가 저 스스로를 속이는 것이거나 혹시 흔히들 말하는 정령일 수도 있었습니다. 도대체 저것이 무엇일까? 혹시 키리아크 신부가 죽은 자들의 왕국에서 나를 맞으러 서둘러 오는 것은 아닐까? … 아니면 우리 둘 모두 이미 그곳에 있는 것일까? … 내가 벌써 죽은 것일까? … 잘됐다! 저 정령은 나의 새로운 삶의 새로운 동료인가 보다…. 여러분에게 그의 모습을 좀 더 자세히 묘사해 보겠습니다. 저에게 빠른 속도로 다가온 것은 날개가 달린 거대한 형체로 머리에서 발끝까지 은색의 긴 가운을 입었는데, 온몸에서 광채가 났습니다. 머리에는 아주 커다랗고 높은 빛나는 모자를 썼는데, 그것은 마치 수많은 보석을 빽빽하게 장식한 모자이거나 아니면 보석으로 만든 미트라 자체로 보였습니다. … 그것은 훌륭하게 장식된 인도의 우상과 똑같았고, 거기에 더해서 발아래서 은가루를 뿌리는 환상적인 현상도 보여 주었습니다. 그러니 그것이 마치 신화 속 헤르메스처럼 구름을 타고 날아오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제가 바라보는 동안 그 놀라운 존재는 점점 더 가까워졌으며 마침내 아주 가까이 다가왔는데, 어느 순간 제게 눈가루를 튀기며 멈추어 서서 마법의 지팡이를 내밀며 말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신부님.”
저는 저의 눈과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저 놀라운 정령이 바로 그 원주민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