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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29410795
· 쪽수 : 528쪽
· 출판일 : 2017-09-22
책 소개
목차
Chapter 13. Mr. Min
Chapter 14. 새로운 국면
Chapter 15. 누나와 동생
Chapter 16. 그녀의 어머니
Chapter 17. 루머
Chapter 18. 폭풍전야
Chapter 19. 희생양
Chapter 20. 반격의 시작
Chapter 21. 그가 사랑하는 법
Chapter 22. 너에게로 가는 길
Chapter 23. 그녀의 ‘봄’
Epilogue 1.
Epilogue 2.
작가 후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이거 좀 감동인데?”
- 마음에 들었으면 됐어.
재미없는 하라의 대답에도 재하는 얼굴 만면에 미소를 띠었다. 꽤나 오래 이어진 첫 본사 회의를 마치고 조금 지쳐서 들어오는데, 예상치도 못한 선물이 반겼다. 딱 보아도 연하라 스타일의 영전 축화였다. 엄청 비싸 보이는 옥 화분에 화려하면서도 우아한 호접란.
재하는 무엇보다도 문구가 마음에 들었다.
『영전을 축하합니다.
- 당신의 피앙세.』
절대 절대 하라답지 않은, 낯간지러운 문구였다.
“어쩌지. 이거 평생 간직하고 싶은데.”
- 시들면 내가 가서 버려 줄게. 걱정 마.
부끄러워하는 하라 속이 뻔히 보여 재하는 혼자 웃었다. 이 간질간질한 기분. 진짜 연애하는 거 같다.
재하는 처음 앉는 새 의자에 몸을 편히 기대며 하라 목소리에 집중했다. 퉁명스러우면서 나긋나긋한 그 목소리가 그의 긴장을 풀어 주었다. 이대로 잠들 수 있을 정도로 온몸이 편안해졌다.
“좋다. 네 목소리 들으니까. 임원 회의는 어땠어? 태화호텔의 어마어마한 실적 보고 다들 한마디 안 해?”
- 안 해. 태화호텔 실적은 금기 사항이니까.
하라의 덤덤한 대답에 재하는 속으로 아차 했다. 이 따뜻한 분위기를 이어 가고 싶었는데, 아주 냉담한 소리가 단번에 깨 버렸다. 되게 바보 같은 질문이었다. 태화그룹에서의 하라 위치가 어떤지 뻔히 알면서도 이런 걸 묻다니.
“미안, 내가 괜한 걸 물었네.”
- 괜찮아. 난 아무렇지도 않아.
“내가 안 괜찮아. 도대체 태화그룹 임원진들 중에 제대로 된 인물은 하나도 없는 거야? 긴 건 긴 거고 아닌 건 아니잖아? 임원들이 회장님께 그 정도 직언도 못 하면 그 연봉 받고 그 자리에 있으면 안 되지.”
- 열 내지 마. 그런다고 달라질 거 아무것도 없어.
재하는 순간 울컥했다. 핸드폰 너머로 들려오는 그녀의 목소리가 너무 덤덤해서 오히려 화가 나려 했다. 하라가 열심히 일하는 건 그녀의 실적이 증명해 주고 있었다. 그 불황 속에서도 홀로 매년 실적을 갱신하였고, 호텔 업계의 국제적인 수상도 많이 했다. 일단 주가가 그녀가 취임한 이래 30%나 뛰었으니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
그런데도 그러한 그녀의 노력이 아무것도 아닌 취급당하는 것이 화났다. 그녀의 숱한 야근과 고생이, 고작 그녀가 연 회장의 전처의 딸이란 이유만으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그 부조리한 사실이 너무도 화가 났다.
“달라지게 해 줄 수 있어.”
- ……어?
“너만 원한다면, 내가 달라지게 해 줄게. 네 위치. 네 지위. 네 권력. 네가 마땅히 가져야 할 것들 전부 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