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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30412290
· 쪽수 : 300쪽
· 출판일 : 2014-04-25
책 소개
목차
≪나비와 광장≫
花河의 밤 ·····················3
戰爭과 나비 ····················6
뉴−스는 눈발처럼 휘날리고 ············8
검은 날개 ····················11
原色의 海岸에 피는 薔薇의 詩 ···········13
나비와 廣場 ···················16
不安의 速度 ···················18
밤의 階梯에서 ··················20
對位 ······················22
BOILER 事件의 眞狀 ···············24
葬送의 노래 ···················26
砲台가 있는 風景 ·················28
列車를 기다려서 ·················30
獻詞 ······················32
눈 나리는 밤의 詩 ················35
故鄕 ······················37
참으로 難解한 詩 ·················38
戰爭은 출렁이는 海峽처럼 ·············41
헤리콥타처럼 下降하는 POESIE는 우리들의 機關銃 陣地를 타고 ··················43
가을과 罪囚 ···················44
≪현대의 신화≫
危機를 담은 電車 ·················49
裸體 속을 뚫고 가는 無數한 嘔吐 ··········52
거리에서 흘러오는 숨소리는 ············54
내 가슴속에 機械가 ················56
除夜의 詩 ····················58
사라센 幻想 ···················61
沈黙의 소리 ···················63
七月의 노래 ···················65
風景으로 代身하는 診斷書 ············68
軍 墓地 ·····················70
≪죽음 속의 영웅≫
죽음 속의 英雄 ··················75
한 時代 ·····················86
運動 ······················88
寫生 ······················90
세계의 낮과 밤에 ·················91
反오브제 ····················94
달리는 線 ····················98
3·1 萬歲 ···················103
四月의 어머니 ··················105
북에서 온 어머님 편지 ··············107
선회하는 視點 ··················108
不在의 論理 ··················110
흐르는 生命 ···················112
溶解되어 가는 立像 ···············114
倦怠 ······················116
運命 ······················119
肉體의 物理 ··················121
아버지의 植木 ··················123
서글픈 武器 ···················125
≪깨끗한 희망≫
노래 ······················131
修身齊家 ····················133
통일의 얼굴 ···················137
分斷 ······················141
≪하나의 세상≫
豆滿江 ·····················145
하나의 세상 ···················147
고호의 구두 ···················150
≪오늘 밤 기러기 떼는≫
통일의 빛살 ···················155
돌아가야 하리 ··················158
새 세상 ·····················160
시여, 정신이여 ·················163
마지막 도시 ···················165
신년의 편지 ···················167
통일의 아침에 축복을 ··············169
빛살 속에서 ···················171
하산하신 님께 ··················173
우리 가야 할 길 ·················175
≪생명의 노래≫
세계 속의 우리 지도 ···············181
용광로에 불을 ··················183
그 자리 ·····················186
고백 ······················188
남북의 새 아침 ·················191
해방의 날 ····················193
코리아 일기 ···················196
김기림 ·····················198
≪길은 멀어도≫
남북 시인 회담 날에 ···············203
≪느릅나무에게≫
이북에 내리는 눈 ················209
존재와 말 ····················211
고향 가는 길 ··················213
다시 고향에 ···················215
그것도 현실은 현실이다 ·············217
용기 ······················220
모순의 황제 ···················222
운명 앞에서 ···················230
죽여 주옵소서 ··················233
하늘 꼭대기에 닿는 것은 깃대뿐이냐 ········235
끌려가는 삶 ···················241
플라워 다방 ···················243
악의 시, 피눈물의 시 ···············249
≪김규동 시전집≫
환영의 거리 ···················255
정지용의 서울 나들이 ··············258
알 수 없는 시 불행한 시 ·············259
강물이 가고 있소 ················261
지하철은 가고 ··················263
해설 ······················265
지은이에 대해 ··················281
엮은이에 대해 ··················288
책속에서
나비와 廣場
眩氣症 나는 滑走路의
最後의 絶頂에서 흰 나비는
突進의 方向을 잊어버리고
피 묻은 肉體의 破片들을 굽어본다.
機械처럼 灼熱한 작은 心臟을 추길
한 목음 샘물도 없는 虛妄한 廣場에서
어린 나비의 眼膜을 遮斷하는 건
透明한 光線의 바다뿐이었기에-
眞空의 海岸에서처럼 寡黙한 墓地 사이사이
숨 가쁜 Z機의 白線과 移動하는 季節 속-
불길처럼 일어나는 燐光의 潮水에 밀려
이제 흰 나비는 말없이 이즈러진 날개를 파다거린다.
하−얀 未來의 어느 地点에
아름다운 領土는 기다리고 있는 것인가
푸르른 滑走路의 어느 地標에
華麗한 希望은 피고 있는 것일까.
神도 奇蹟도 이미
昇天하여 버린 지 오랜 流域-
그 어느 마지막 終点을 向하여 흰 나비는
또 한 번 스스로의 神話와 더부러 對決하여 본다.
四月의 어머니
이 허전한 마음은
지옥의 入口같이 스산한
현실을 살아서 헤매고 있다는
유일한 증거다
아, 들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가련한 生物같이 지친
인간의 머리 위를
한 떨기 목련이
초롱불 켜 들고 머뭇거릴 뿐이다
흰 구름 끝없이 흘러
봄풀만 새로운데
어머닌 작은 길을 돌아
또 들에 나선다
책가방을 들고
어머니를 부르며 뛰어들던 네가
내 기억 속에서
웃고 있구나
괴로울 때도 슬플 때도
엄마를 불러 다오
네가 사는 곳엔
人情도 빛도 많아서
아, 빈 들에서 너를 만나면
그저 눈물이 앞을 가려
우린 무슨 말을 하여야 옳으냐
自由 그리고 民主主義
바로 너희들이 외치던 소리는
넓은 하늘가에 그대로 남아 있는데
총탄에 뚫린 네 가슴의 상처
아 내 흰 저고리로 가리우마
하지만 이 지구의 어딘가에
네가 부르는 소리 남아 있을 것만 같아
빈 들을 달리는
어머니의 마음을
革命의 날이여
4·19
너는 잊어선 안 된다
하나의 세상
쌀 반 되
시금치 한 단
두부 한 모
고추장 반 숟갈
애호박 한 개
일금 1,630원
둘이 먹을 밥을 짓는다
밥이 끓는 소리를 들으며
비로소 내가 나를 찬찬히 돌이켜 본다
공부도 해 봤고
홀어머님께 불효도 저질렀으며
죽을 고비 몇 번 넘기고
일도 했다
두 눈이 침침한 이 나이 되도록
고향 땅엔 종내 못 가고
40년의 길동무 위해
밥을 한다
젊어서는
발레리도 읽고 릴케와 에세닌도 애독했으나
정신 분석이니
쉬르레알리즘 선언 따위도 흥미로왔으나
지금은
쌀을 앉히고 불을 켜
군말 없이 밥 짓는 일에 애정을 바친다
그리고 생각한다
고문과 분신과 한 맺힌 싸움으로
막내아이보다 어린 젊은것들이 죽고
국토의 분단은 그대로인 채
장차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는 나날 속에서
시인은
무엇을 해야 할까를 곰곰 생각해 본다
헛된 상상력은 허공중을 날고
두려움은 무겁게 쌓여
핵폭탄 깔린 땅에서
밥이 끓는 소리를 들으면
이것만은 믿을 수 있는 말을 전해 주는데
남도 북도 없는 하나의 세상
그것은 아직도 아득히 머나
간소한 저녁상을 대하고 앉아
따뜻한 밥을 먹고 있으면
갑자기 무엇인가 다가와 있음을 느낀다
가냘프게 그러나 또렷이
내 혈관 속에
그 무슨 커다란 변혁이
일어나고 있음을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