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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91130615363
· 쪽수 : 432쪽
· 출판일 : 2017-12-20
책 소개
목차
옷장 속의 깜짝 선물
코끼리
대탈출
출발
루시와 거북
비앤드비
호랑이
사진
루시와 댄
이동통신 기술
런던
책
또 하나의 루시
마이크의 아파트
꽃
새싹
골무
파리마치
북페이스
팔레트
버나뎃
반지
거지 같은 생일
추억
하트
집으로 온 편지
찾은 사람이 임자
여행의 끝?
미래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꼭 1년 전 오늘, 그의 아내가 죽었다.
세상을 떠났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죽었다라는 말이 욕이라도 된다는 듯이. 아서는 세상을 떠났다는 말을 증오했다. 그 말은 잔물결이 일렁이는 운하를 가르며 지나가는 보트처럼, 혹은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을 떠다니는 비눗방울처럼 온화하게 들렸다. 그러나 그녀의 죽음은 그렇지가 않았다. _본문 10쪽
“팔찌에 호랑이도 있더군요.” 아서가 말했다.
“아하. 그렇다면 그곳이 다음번 행선지가 되겠네요. 참 하나하나에 담긴 이야기들을 추적해보실 거죠?”
“아, 이건 추적이 아니에요.” 아서가 말했다. “단지 궁금해서…….”
“혹시 인도에 오시게 되면요, 페퍼 씨. 꼭 절 찾아주세요. 미리엄이 좋아했던 장소들을 알려드릴게요. 예전에 쓰던 방도 보여드리고요. 세월이 지났지만 많이 달라지진 않았어요. 보고 싶으세요?”
“그런 제안을 해주시다니 감사합니다. 하지만 전 한번도 영국을 떠난 적이 없어요. 당분간 인도에 갈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무슨 일이든 항상 처음이 있는 법이지요, 페퍼 씨. 저의 제안을 기억해주세요.”
아서는 작별 인사를 하고 초대해줘서 고맙다고 인사했다. 수화기를 내려놓는 순간에도 메라 씨의 말이 자꾸만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다음 행선지…… 참 하나하나에 담긴 이야기를 추적해본다…….
그리고 그는 실제로 생각을 해보기 시작했다.
오늘 아침 그의 기분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아마도 당혹감일 것이다. 미리엄의 옷을 처분하는 건 하나의 의식이었고, 그녀의 물건들, 그녀의 신발들, 그녀의 세면도구로부터 이 집을 자유롭게 하는 것이었다. 상실감을 직시하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작은 한 걸음이었다.
그러나 새로 발견한 참 팔찌는 그런 그의 의지를 막는 장애물이었다. 그 팔찌는 의문이 없던 곳에 의문을 제기했다. 팔찌가 하나의 문을 열었고 그는 그 문을 넘어 안으로 들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