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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91130680019
· 쪽수 : 312쪽
· 출판일 : 2022-02-16
책 소개
목차
서문
1부_이중생활
흑인다움의 발견
사악한 램프의 요정
진흙탕을 뒹구는 망아지
내가 누구라고 반대하겠는가?
2부_결별
굴레를 벗고
그대 다시는 고향에 가지 못하리
3부_자유롭게
서광이 비치다
우물 안 개구리에게는 우물이 세상의 전부
모든 비밀은 힘을 잃는다
후기
감사의 글
리뷰
책속에서
나는 모종의 흑인다움을 표출하는 법을 배우면서 그것이 단순한 보호막을 넘어 진짜 무기가 될 수도 있음을 체감하고 있었다. 백인 소년들에 둘러싸여 자라는 흑인 소년이 주의를 기울이기만 한다면 초등학교와 운동장이라는 야생의 공간에서 악용할 수 있는 마력을 제 안에서 충분히 찾을 수 있었다. 물론 그런 종류의 힘은 추악하고 무도한 것이지만 어린 나는 그런 것까지는 몰랐다. 그저 저 백인 소년들에게 흑인 소년인 내가 흑인다움을 충분히 드러낸다면 나머지는 거저먹기라는 것만을 알았을 뿐이다.
“네가 오랫동안 뭔가에 공을 들였다고, 으음, 그래, 좋은 말을 공들여서 길렀다고 해보자. 그 말이 경주에 나가서 멋지게 달리고 너를 자랑스럽게 해줄 날을 기대하면서 말이야. 그 말이 언젠가는 너와 주위 사람들을 더없이 빛낼 업적을 이루리라고 생각했지. 그런데 그렇게 오랜 세월 정성을 쏟고 기대를 걸었던 말이 진흙탕에서 당나귀나 노새 들과 뒹굴고 있으면 너는 그걸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 있겠니? 그러다 다칠 수도 있잖아? 어디 그뿐이냐. 내가 볼 때 정말 위험한 일은 그 말이 자기가 당나귀나 노새라고 믿어버리는 거야. 그러면 얼마나 큰 비극이냐?”
체스도 테니스처럼 고수끼리의 승부에서는 리시버, 그러니까 후순위 선수에겐 승산이 별로 없다고 본다. 그래서 흑이 승리하거나 비기면 테니스에서 리시버가 승리한 것과 같은 이변으로 여겨진다.
“왜 항상 흑으로 하세요? 먼저 하고 싶지 않으세요?”
내가 물을 때마다 파피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나는 흑이 좋다, 아들아. 흑이 인생의 현실을 더 잘 보여주거든. 후순위는 아주 불리해. 그래서 더 영리하게 경기해야 하지. 머리를 써야 한단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