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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역사소설 > 한국 역사소설
· ISBN : 9791130699554
· 쪽수 : 516쪽
· 출판일 : 2023-06-07
책 소개
목차
1장 끈 떨어진 연
2장 전주행(全州行)
3장 겨울 혼사(婚事)
4장 상해에서 온 사람
5장 별빛이 쏟아지는데
6장 출옥
7장 밀령(密令)
8장 부녀(父女)
9장 흥정
10장 악랄한 처방
11장 백정은 예수도 믿을 수 없었다
12장 비어버린 번데기
13장 친정에 와서
14장 나들이
15장 고뇌
16장 자객
17장 혈투
18장 옛터
제2편 어두운 계절
1장 용정행
2장 아버지의 망령(亡靈)
3장 영원한 잠
4장 형제
5장 신여성론
어휘 풀이
3부 주요 인물 계보도
저자소개
책속에서
강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면서 두만네는 앞서가는 남편을 부른다. 두만아비가 돌아서며 마누라 오기를 기다린다. 다듬잇살이 잘 오른 옥양목 치마저고리를 입고 명주 수건을 쓰고 고동색 비단으로 겉을 싼 털토시에 두 손을 낀 두만네가 어기적어기적 걸어간다. 몸이 비대하고 모처럼의 나들이 차림이어서 그런 모양이다. 털토시 말고는 여전히 농가 늙은네 차림이나 어딘지 모르게 부골스런 태가 난다.
-3부 1편 3장 「겨울 혼사」 중에서
진주에서 여덟 달 동안 징역살이를 하고, 마중 나와준 강쇠를 따라 짝쇠는 지금 평사리를 향해 걷고 있다. 해동(解冬)하여 강물은 풀렸으나 논바닥에는 아직 살얼음이 남아 있었다. 짝쇠는 사흘 전까지만 해도 감옥에 있었는데 지금 활갯짓을 하며 걷고 있는 자기 자신이 믿기지 않아 부지런히 사방을 살핀다. 농촌의 풍경은 변함이 없다. 한결같은 겨울 풍경이다.
-3부 1편 6장 「출옥」 중에서
기이한 광경이었다. 중늙은 사내가 혼자 술을 마시면서 실신한 것처럼 웃고 있어서가 아니다. 이 고장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훌륭한 차림새의 사내가 주점에서 술을 마신다. 하긴 그래서 기이하긴 한데……. 퇴기 앵모(櫻暮)의 주점이 오가는 길가 술꾼들을 불러들이게 꾸며져 있다고는 하나 결코 시시한 목로주점은 아니었다. 서장대(西將臺) 촉석루(矗石樓)가 근처에 있었고 본성동의 길목이어서 옛적부터 풍류객, 벼슬아치들 내왕이 잦은 곳인 만큼 유서가 깊다면 깊은 주점이다.
-3부 1편 10장 「악랄한 처방」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