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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30663074
· 쪽수 : 368쪽
· 출판일 : 2025-02-13
책 소개
목차
초하·정릉·촌부
빛과 서재와
여심(旅心)
기다리는 불안
연륜
세월
신경쇠약
지도
거리의 악사
조화
항아리
사치스러운 것
목련
약이 되는 세월
산이 보이는 창에서
바닷물 소리
내 고향의 봄
소진의 계절
전원으로 향하는 마음
해마다 봄이 오면
오동나무
동백꽃
산사의 고독한 피서
겨울밤
작업의 시작
일종의 유행병
식구와 두 개의 외각
저상(佇想)
답답증
녹음
여름 어느 날
뒤안길
독백
사진과 죽음
바다의 향기
○월 ○일
모녀상
소녀예찬
여자의 마음
차중(車中)에서
고마운 그분
고향 사람들
말이 없는 사람
우스운 이야기
망각
먹는다는 것
싸움
자기처리
오늘에 산다는 것
현대인의 병폐
훗날을 생각하여
어린 비둘기를 더 이상 욕보이지 말라
어머니의 사랑
학교는 장터가 아니다
시감이제(時感二題)
새로운 비약
규격
보호자의 본능
사랑과 예술
이웃사촌
현대의 영웅
무관심의 미덕
고독과 감상
회화(會話)
낭만
비공개로 합시다
남의 것
개인의 뜻
표정 센스!
오만과 친절
미(美)에 대하여
정직
봄이라고 하는데
사생아 서자의 열등감
부자만 같은 기분
아름다움을 팔지 말자
영화에서 본 남성상
잡지 표지에 도둑맞은 내 얼굴
문학과 나
문학의 효용
작품과 모델
행동과 사색
밀폐된 문화
고독의 산물
비극의 확대
따스한 눈길
쑥스러워질 수 없는 휴머니즘
불안한 예감
나 이야기
자화상
자기 문학의 재비판
솔바람 에 대하여
작의(作意)가 없는 사람
마지막 습작을 위해
문학하는 소녀에게
인간에 대한 사랑을
개인의 의사
손
연애의 의미
저자소개
책속에서
일거리가 없어도 채마밭이나 꽃밭에 퍼질러 앉아 몇 시간이고 이유 없이 보내곤 한다. 그러면서 나는 생각한다. 이름 모를 두메산골의 촌부가 되어 묻혀 사는 것을. 그러나 일면 스스로 여유에서 온 사치이며 현실을 도피하려는 약자의 변이 아니냐고 비웃기도 한다. 도시의 사람들을 대하는 것은 확실히 피곤한 일이다. 상대방의 허식보다 나 자신의 허식을 감당하고 돌아오는 길은 자기 혐악의 고독에 가득 찬 시간이다.
요즘도 신문의 삼면기사에 난 여러 가지 인간 비극을 보면 내 마음은 이내 격해버린다. 누구에게 풀어보고 탓해볼 수도 없는 슬픔! 그저 세상이 이런 것이라고 해버리기에는 너무나 울분이 크다. 나의 이러한 울분을 동무들은 신경쇠약에서 오는 것이라 했다. 몸이 약하니 만 가지가 다 눈에 거슬리고 슬프게 생각된다고 했다. 따라서 신경은 점점 더 약해진다는 것이다. 그런 뜻으로 동무는 어느 날 나를 끌고 가서 설렁탕을 사주는 것이었다.
고향의 그 아름다운 물빛과 바닷소리와 그리고 동백꽃과 야자나무, 그 평화가 빈곤과 조악해진 인심에 쓰러졌다 한다. 이렇게 생활과 낭만이 조화를 잃은 터전에는 허탈이 거듭되고-불이 밝아왔다. 내 마음의 창문에 다시 비친 가을과 향수 속에서 진정 나는 무엇을 잡아야 할 것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