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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30663067
· 쪽수 : 132쪽
· 출판일 : 2025-02-06
책 소개
목차
1. 환상의 새
2. 작가는 왜 쓰는가
3. 삶의 진실
4. 인간만으로 살게 하소서
5. 생명은 ‘시행’ 아닌 진실 자체
6. 꿈꾸는 자가 창조한다
7. 풍요의 잔해로 신음하는 대지
8. 영원한 강자는 없다
9. 높이, 멀리 나는 도요새
10. 온유한 모성은 어디로
11. 씨앗을 닮으려는 흙일은 즐겁다
12. 외유내강
13. 지나치면 되돌아오고, 못 미치면 더 걷고
14. 나의 문학적 자전(自傳)
15. 선생의 권위와 방송 코미디
16. 치유받은 내 영혼
17. 고향에 가면 더욱더 이방인
18. 둥지 잃은 새들
저자소개
책속에서
살구가, 자두가 여물 무렵이면 우리 뜰에는 어디서 오는지 꾀꼬리들, 까치들이 무리를 지어 날아든다. 그러면 나는 인심 후하게 멀리서 새들을 숨어 본다. 먹고 살아라, 새야. 밥찌꺼기나 먹다 남은 라면 따위를 씻어 돌 위에 올려놓으면 참새들이 찾아온다. 먹고 살아라, 새야. 개미도 벌도 배추벌레도 모두 먹고 살아라.
날로 산적되어 엄청난 쓰레기로 변하는 비생명체는 땅의 숨통을 막아가는 것이다. 땅은 신음하며 쓰레기를 감당하고 인간은 그 쓰레기 위에 좌정해 있다면 전율을 느낄 것이다. 부패되지 않는 것은 도깨비방망이같이 견고하고 편리하기만 한 것인가. 한 사람 한 사람이 거시적(巨視的)으로 현실을 보지 않는다면 우리는 우리 주변에서 하나씩 하나씩 사라져가는 생명, 그 대열에서 인간만 제외된다고 단언할 수 없을 것이다.
새는 날갯죽지 하나로 망망대해, 수만 리 장천(長天)을 목마름과 배고픔과 또 무서운 폭풍을 견디며 자신의 삶을 구현하는데, 그 높고 먼 곳을 행여 야망의 상징으로 생각하는 것이나 아닐는지. 높은 곳은 출세요, 먼 곳을 정복이라 생각하는 것이나 아닐는지. 오늘처럼 많은 부모나 사회 전반에서 젊은이들을 야망으로 내모는 경우도 드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