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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역사소설 > 한국 역사소설
· ISBN : 9791130699608
· 쪽수 : 532쪽
· 출판일 : 2023-06-07
책 소개
목차
6장 생일잔치
7장 적요(寂寥)
8장 어머니와 아들
9장 두 여자
10장 연분 없는 중생(衆生)
11장 빨래터
12장 살아남으려면
제3편 명희(明姬)의 사막(沙漠)
1장 자매
2장 야무의 귀향
3장 대면(對面)
4장 흥미로운 인물
5장 사랑
6장 깨끗한 애국자
7장 부녀
8장 진주행
9장 선비와 농민, 무사와 상인
10장 명희의 사막(沙漠)
제4편 인실의 자리
1장 휘의 갈등
2장 초야(初夜)
어휘 풀이
저자소개
책속에서
위태로운 계절이었다. 아슬아슬한 느낌이었다. 수풀 밑은 성글고 제법 환하게 트였는데 푸른 잎새들이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다는 것은. 다정다감한 봄바람은 제아무리 광기를 부려도 그것은 생명에의 환희인 것을, 투철한 가을 하늘 저 멀리서 쉬고 있을 바람, 음흉스럽고 냉정한 건가. 생물의 물기가 말라가는 것을 기다렸다가 단숨에 치고 들어와 만산의 낙엽을 보자는 겐가.
-4부 2편 9장 「두 여자」 중에서
언년이 가버린 뒤 윤국은 편지를 손에 든 채 파초를 바라본다. 아버지가 본시 하인이었었다는 것은 때때로 윤국을 슬프게 한다. 파초잎에서 물방울이 또다시 굴러떨어진다. 가을 햇살은 물방울이 맺힌 풀과 수목을 눈부시게 비춰준다. 윤국이 평사리에 온 지도 열흘이 넘는다. 정양을 하러 온 셈인데 이 몇 달 동안 윤국은 소화불량에 시달려왔던 것이다. 정신상태도 심히 불안정했었고 체중도 많이 줄었던 것이다. 박의사의 진단으론 신경성 소화불량이라 했다. 약을 처방해주면서 좀 두고 보자, 그러나 증세에는 변함이 없었다.
-4부 2편 11장 「빨래터」 중에서
마음까지 태연했던 것은 아니었다. 다 같이 자신의 몸을 가르고 나온 자식이건만 하나는 멀리 남의 집 며느리가 되었으니 출가외인이요, 하나는 한 지붕 밑에 살면서도 출가외인이긴 마찬가지였다. 딸들로 인한 외로움, 내게도 아들은 있다. 그런 대항 의식이었을까, 딸들 앞에서 아들을 위해 울지 않았던 것은. 제 자식만큼 조카를 사랑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4부 3편 1장 「자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