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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역사소설 > 한국 역사소설
· ISBN : 9791130699660
· 쪽수 : 456쪽
· 출판일 : 2023-06-07
책 소개
목차
2장 합류(合流)
3장 산은 말이 없고
4장 운수불길(運數不吉)
5장 동천(冬天)
6장 졸업
7장 빛 속으로!
어휘 풀이
저자소개
책속에서
휘야네가 말했고 휘는 밥을 먹다 말고 장모를 바라본다. 안쓰러워하는 눈빛이다. 아무리 괜찮다, 잘됐다 하기는 했으나 영광이 떠나간 일이 마음에 좋을 리는 없었다. 자식에게 버림받은 것 같은 기분이 눈곱만큼도 없다, 한다면 그것은 거짓말이다.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사돈과 사위 보기가 민망한 것만은 사실이다. 영선은 코를 홀짝거리며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고 꾸역꾸역 입 속으로 밥을 밀어넣는다.
-5부 5편 3장 「산은 말이 없고」 중에서
인간을 습관의 동물이라고 한다. 어디 인간만이겠는가. 무릇 모든 생명에는 모두 습성이 있게 마련이다. 제각기 독특한 삶의 방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인간에게는 선악으로 구분 짓고 도덕이라는 균형을 정하는 이성이 있으며 영성에 대한 끝없는 갈증이 있다. 그것이 다른 생명들과 다른 점이다. 그러니 선악의 기준이 없는 다른 생명들은 본성을 감출 필요도, 본성을 간파할 필요도 없다. 있는 그대로, 허위가 없는 것이다.
-5부 5편 4장 「운수불길」 중에서
서희 역시 그런 식으로 남에게 말한 적은 없었다. 그는 자기 자신을 털어놓은 일도 없었고 자기가 부리는 아랫사람에게도 간단한 명령뿐 설교 같은 것 삶의 의미 같은 것 말하는 성미가 아니었다. 명희는 역력하게 변해 있는 서희 모습을 본다. 그것은 약화된 모습, 약화된 말의 내용이었다. 자식도 머리가 커지면 부모가 져주어야 한다는 말에서부터 그러했다. 길상의 구속에서부터 양현의 문제, 그리고 윤국은 최서희에게 결정타 같은 것이리란 생각을 명희도 했었다. 모성, 그것은 무엇일까? 명희는 견딜 수 없는 슬픔을 느낀다. 서희의 약화된 모습은 오히려 거대한 산같이 느껴지는 것이었다.
-5부 5편 5장 「동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