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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역사소설 > 한국 역사소설
· ISBN : 9791130806532
· 쪽수 : 512쪽
· 출판일 : 2016-05-20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 잊혀진 역사의 진실과 교훈
제1부 망국의 역사에 내던져지다
1. 삼청동 대한제국무관학교
2. 조국을 떠나다
3. 요코하마의 맹세
제2부 두 갈래 운명의 길
4. 마침내 일본군 장교가 되다
5. 조국이 우리를 부른다
6. 탈출
7. 투쟁하는 자와 타협하는 자
제3부 훈장과 굴레
8. 독립투사의 삶, 일본군 장교의 삶
9. 적과 적으로 맞서다
10. 광복된 조국에서
에필로그 | 역사에 남은 이름
마지막 무관생도들 관련 근현대사 연표
저자소개
책속에서
- 작가의 말 중에서
이 책은 지난해 겨울호까지 계간 『문학선』에 연재한 글을 첨삭 보충한 것이다. 등장인물들은 모두 실존인물이고 사건들도 실제로 일어난 일들이다. 사실임을 밝히기 위해 많은 주석을 달았다. 그리고 이 책은 중심인물들을 고발할 목적으로 쓴 논픽션이 아니다. 역사적 사실을 바탕에 놓고, 마지막 무관생도들이 선택한 애국적 자기희생과 반민족적 배반의 두 갈래 인생길, 그들이 안았던 욕망과 양심의 갈등을 소설구조로 형상화한 창작물이다.
젊은 사관생도들이 어느 날 갑자기 망국의 역사 위에 내던져졌다. 그들은 어떻게 조국의 운명을 껴안았던가. 어떤 인생길을 선택했던가. 그것은 10년 전 내가 『김산 평전』을 탈고한 직후 붙잡은 새 책의 모티프였다.
반년쯤 자료를 찾자 엄청난 이야깃거리들이 쏟아졌다. 그러나 나는 쩔쩔매며 스토리라인을 풀어가지 못했다. 조국이 패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통곡하며 독립전쟁에 몸 바치자고 모두가 결의했는데 겨우 네 사람만 실천했단 말인가 하는 실망이 가슴을 메웠다. 내가 소설을 강의할 때 강조하곤 했던 등장인물과 작가의 거리 두기가 쉽지 않았다. 모든 등장인물이 실존인물이라는 것도 무거운 부담으로 어깨에 얹혀졌다.
나는 기다리기로 했다. ‘내가 그들 중 하나였다면 어떤 길을 선택했을까’ 하는 화두를 한동안 안고 살았다. 『조봉암 평전』을 쓰며 그것을 잊어보기도 했다. 여러 해 만에 다시 창작노트를 꺼내들었을 때 이야기들은 내 가슴속에 눅진하게 녹아 있었다. 조국을 배반했던 인물들의 생애마저도 끌어안을 수 있었다. 큰 그물을 메고 100년 전 그 시대로 가자. 망국이라는 시대적 상황, 그들을 휘어감은 사건들, 그들이 안았던 야망과 양심의 아픔을 그물에 담아다 내 책에 쓰자. 그들의 인간적 모습을 독자가 고스란히 느끼게 해주자. 나는 그렇게 다짐하고 한 줄 한 줄 써나갔다.
이런 종류의 글을 쓸 때 작가는 내 이야기가 진실을 밝히는 작업이며 마치 그것이 하늘이 준 사명인 듯한 열광에 빠지기도 한다. 자기도취가 가져다주는 착각이겠지만 큰 에너지를 갖게 하는 효과가 있다. 이 책이 그랬다. 결의를 실천해 독립전쟁 전선에 초개같이 몸을 던진 김광서(김경천)·지석규·이종혁·조철호·이동훈 선생 등 다섯 분 지사들을 쓸 때는 여러 번 눈물을 흘렸다. 그분들이 없었다면 우리 역사가 얼마나 부끄러울까. 그런 생각을 하며 내가 이 이야기를 쓰기 위해 작가가 된 듯한 착각에 빠졌다.
대한제국 마지막 무관생도 45명의 삶은 한국 근현대사의 영욕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자랑스럽고 감격스러운 이야기도 있지만 가슴 턱 막히는 아쉬운 이야기가 더 많다. 슬프지만 그들은 우리의 자화상이다. 역사는 현재의 거울이자 미래를 가리키는 지표이다. 이 책이 많은 독자들 앞에 가기를 바라지만 더 큰 희망은 젊은이들의 손에 이르러, 잊혀진 역사의 진실과 교훈이 그들의 가슴을 북소리처럼 울려주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한 번 생각하게 해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