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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릿한 하늘의 해

흐릿한 하늘의 해

서용좌 (지은이)
푸른사상
1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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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릿한 하늘의 해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흐릿한 하늘의 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30811970
· 쪽수 : 336쪽
· 출판일 : 2017-06-20

책 소개

푸른사상 소설선. 전작 <표현형>에서 우리 유전자의 표현형을 추구하던 한금실은 의식이 돌아오면서 다시 생의 갈피를 잡아내려 한다. 작품 전편에는 불발인 인생들에 대한 미지근한 애정을 담고서 이웃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흐르고 있다.

목차

― 글을 쓴다

슬픈 족속
유예된 시간
청출어람
화학반응
목소리
다리 밑
날마다 비겁함
굴뚝새
삼천리강산에 새봄이
산의 소리
다른 사람의 죽음 - 페트라 켈리를 기억하기 위해서
안개

저자소개

서용좌 (지은이)    정보 더보기
2002년 『소설시대』에 단편 「태양은」 발표로 등단했다. 장편소설로 『열하나 조각그림』 『표현형』 『흐릿한 하늘의 해』 『숨』 『날마다 시작』, 연작소설로 『희미한 인(생)』, 소설집으로 『반대말·비슷한말』이 있고, 학술서로 『도이칠란트·도이치문학』 『창작과 사실. 양심으로서의 문학에 대한 고찰 1983~2009』 등이, 번역서로 『강 풍경을 마주한 여인들』 『행복한 불행한 이에게. 카프카의 편지 1900~1924』 등이 있다. 이화문학상(2004), 광주문학상(2014), PEN문학상(2017), 박용철문학상(2023) 등을 수상했다. 전남대학교 독일언어문학과 명예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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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서문:글을 쓴다
나 한금실은 이 소설의 등장인물이자 이 이야기를 서술하는 가공의 저자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여전히 글쓰기와 실 인생 사이에 끼어 있다. 이 기록은 40세라는 인생의 엄중한 반환점을 넘어가는 동안의 마음 조각들이리라. 지방시 인생 - 지방대학 시간강사로 사는 것은 가치 충돌이거나 불일치의 증거를 살아내는 일이다. 머릿속의 지식이 돈으로 환전되었을 때 비로소 가치가 생기는 희한한 세상에서, 그들은, 우리들은, 어릿광대다. 웃픈 어릿광대들이다. 정신의 힘으로 물질의 부족을 초월할 수 있다는 거짓 미소를 날마다 생산해서 최소한의 자존심을 지키며, 이 거짓 자존심의 효력이 언제까지 통할지 전전긍긍한다. 조물주 위에 건물주가 군림해있는 현 세계를 도깨비인들 저승사자인들 어찌해 볼 수나 있을까. 날마다 비겁했다는 반성을 되풀이하면서도, 내가 선택해야할 나의, 우리의 미래는 안개다.
안개 속에서는 더욱 또렷이 혼자다. 헤르만 헤세도 그리 읊었다. “숲도 바위도 고독하다. 어떤 나무도 다른 나무를 보고 있지 않다. 누구든 혼자다. 삶은 고독함. 누구도 다른 사람을 알지 못한다. 누구든 혼자다.” 그 비슷한 시. 프랑스어로 번역된 독일시를 읽었던 기억으로 그것을 다시 우리말 한글로 생각해내자니 원문의 훼손이 의심된다.
글을 쓴다는 것은 인생을 그렇게 어설프게 해석하는 것에 불과하리라. 그러나 어떻게든 살아내야 하는 에너지를 발생시켜보아도 옆 사람에게 다다르지 못할 때, 이렇게 머뭇거리고 헤매는 동안에,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새어나온다. 목소리가 이웃 존재들에게 부딪혀 돌아오는 메아리의 시간으로 거리를 가늠한다.
좌표를 확인하려는 몸부림으로 나의 글쓰기의 근저에 놓여 있는 것은 나와 이웃들의 삶에서 드러나는 사소한 사건들이다. 서술자로서의 나의 기능은 아무렇게나 널브러진 사건들을 언어화하는 일이다. 서술자는 사건을 찾아서 그것을 미래의 독자인 허구적인 수신자를 고려해서 언어화한다. 그렇게 해서 생겨난 서사 텍스트는 서술자에 의해서 특정한 방법으로 특정한 의도 속에서 ‘꼭 그렇게, 다르지 않게’ 언어화된다. 그러니까 다른 서술자라면 똑같은 사건을 다소간에 다르게 서술하리라. 만일 그라면 상이한 정보를 보고 듣고 상이한 동기와 관심을 가지고서 이 사건들을 재현하리라. 그러므로 나의 이야기는 다만 근저에 놓인 사건들의 주관적 변형에 불과한 것임을 안다.
이번 이야기는 지난번 『표현형』에서 나 한금실이 ‘동반자를 구한다’는 남자를 만나러 바닷가 마을을 찾아가다가 거의 마지막 장소와 마지막 순간에 물에 빠졌던 이야기에서 이어진다. 이어진다는 말은 그러니까 내가 살아났다는 말이고, 내 의식은 언젠가 깊고 푸른 물속을 들여다보았던 기억과 교차되어 돌아온다. 기이하게도 ‘슬픈 족속’을 떠올리며 돌아온 나는 살아서 글을 쓴다.
‘나는 글을 쓴다, 그러므로 살아있다.’라고 선언한 마지막 동독의 소설가 크리스타 볼프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그러니까 나는 무턱대고 쓴다. 내가 만나는 이웃들은 아무런 연관 없는 삶을 살아간다. 어차피 세상은 우연한 공존들의 합이고, 나는 우연한 조각들만 볼 수 있을 뿐이다. 장님 코끼리 보기다. 나를 포함한 여기 등장인물들의 삶의 단면이 서술된 상태에서 얼마만큼 독자들의 공감을 얻게 될 것인지, 그것은 삶의 품질에 달려있다기보다는 전적으로 서술자인 나의 서술의 품격 탓이리라. 나는 또 한 번 서술의 마력에 굴했지만, 결과물에 대한 두려움으로 미리 질식할 것만 같다.
순간 나는 흐릿한 하늘 뒤에서 아스라이 비춰오는 햇살을 탐한다. 아, 흐릿한 하늘에도 해는 떠 있다.
―한금실, 가공의 서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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