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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91130814124
· 쪽수 : 256쪽
· 출판일 : 2019-03-05
책 소개
목차
바이우 너머
마담 펠라지
데지레의 아기
정숙한 여인
키스
실크 스타킹
로켓
쓸모없는 크리올 사내
알시비아드의 귀향
셀레스틴 부인의 이혼
봉듀의 사랑
로카
아보옐 방문
게티스버그에서 온 마법사
아카디안 무도회
폭풍우
바이우 세인트존의 여인
한 시간 동안의 이야기
작품 해설
작가 연보
역자 후기
리뷰
책속에서
스타킹을 산 뒤 소머스 부인은 할인 판매대 쪽으로 가지 않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숙녀 휴게실이 있는 위층으로 향했다. 그곳 후미진 곳에서 그녀는 면 스타킹을 벗고 조금 전 산 실크 스타킹으로 갈아 신었다. 그녀는 지금 이런 자신에 대하여 대단히 예민하게 굴거나 스스로를 납득시킬 마음도 없었고, 스스로 만족감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굳이 자신의 행동을 설명하려고 애쓰지도 않았다. 그녀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저 잠시 힘들고 피곤한 일을 잊고 휴식하면서 책임감에서 벗어나도록 자신을 이끄는 무의식적인 충동에 스스로를 맡기려는 듯했다.
(「실크 스타킹」)
“당장 내 눈 앞에서 꺼져.” 그는 꼼짝도 하지 않고 서서 오프딘이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는 손에 들린 권총을 잠시 쳐다보더니 천천히 다시 주머니에 집어넣고는 챙 넓은 펠트 모자를 벗고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아 냈다. 오프딘이 했던 말들이 그의 가슴속에서 미묘한 파장을 일으키며 메아리치고 있었다. 하지만 그 말들은 오프딘에게 그만큼 더 증오심을 키우기도 했다. “여인을 사랑한다는 건 먼저 그녀의 행복을 생각해주는 거라고” 그가 그 말을 떠올리며 중얼거렸다. “뭐 건방지게 크리올 사내는 여인을 사랑하는 법을 안다고 생각했다고? 제깟 놈이 크리올 사내에게 여인을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 주겠다고 생각이라도 한 모양이지”
(「쓸모없는 크리올 사내」)
아주 오래전 멘틴이 매력적인 아이였던 그때부터 그는 그녀를 사랑했다. 지금도 여전히 그녀를 사랑하고 있었다. 그녀의 결혼식 날, 그는 자신을 혼란스럽게 하는 그녀에 대한 모든 생각을 떨쳐 버리려 애를 썼고, 그랬는 줄 알았다. 그러나 지금 그는 그 어느 때보다 더 그녀를 사랑했다. 더 이상 아름답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그녀를 사랑했다. 꽃처럼 피어나던 그녀의 우아한 자태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그녀가 몰락했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그녀는 여전히 다른 누구도 아닌 멘틴이기 때문에, 그는 그녀를 사랑했다. 어머니가 고통받는 자식을 사랑하듯 그는 그녀를 사랑했다. 그놈을 밀어내고 멘틴과 그녀의 아이들을 데려와서 삶이 계속되는 한 그들을 지키고 보살피며 살아가고 싶었다.
(「아보옐 방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