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 신부

1~10

“대신 나를 가둬요.”
떨리는 입술 사이로 그 말이 튀어나왔다.

“왜 이렇게까지 하려는 것이오?”
벨은 그의 발걸음 소리가 가까워지고 있는 것을 들었다.

“난 당장 치료를 받아야할 만큼 아픈 데가 없으니까요. 제가 대신 갇힐 수 있다면 투옥 기간이 얼마나 되든… 받아들이겠어요.”
사실 벨은 문학 석사 학위와 장학금 문제가 걸려 있었다. 하지만 아버지의 목숨보다 더 중요한 건 없었다.

“사진을 찍은 사람은 나라고 사람들에게 얘기하세요. 모든 문제를 일으킨 사람은 바로 나라고 하세요. 저를 그 본보기로 이용하시라고요.”

“만약 그렇게 한다면, 대외용 스토리 지어내는 것만으로 그치진 않을 것이오.”

“본보기로 삼는 게 목적이라면서요?”

“당신은… 당신은 미인이오. 그것도 아주 보기 드문. 거기에 걸맞는 흥미로운 역할이 있을 것 같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