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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외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32544500
· 쪽수 : 280쪽
· 출판일 : 2023-04-07
책 소개
목차
1~11
책속에서
“당신, 마치 길을 잃은 사람처럼 주위를 두리번거리는군.”
아킬레스는 이렇게 말했지만, 발렌티나는 자신이 주위를 두리번거린 적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지난 5년간 당신은 나보다 더 많은 시간을 여기서 보냈는데도 말이지.”
발렌티나는 그가 다시 자신에게로 시선을 돌리자 자신이 흠칫 놀랐다는 사실이 싫었다. 이제 그는 영어로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녀가 잘못 생각한 게 아니라면 그는 그녀를 놀리는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았다.
“카실리에리스 씨.”
그녀는 꾸짖는 듯한 느낌을 가미한 목소리로 말했다.
“난 당신 밑에서 일해요. 오늘 당신이 내 머릿속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에 대해 왜 그토록 관심을 보이는지 이해가 가지 않네요. 특히나 당신이 잘못 생각한 부분이 분명 있는데도 말이죠.”
“내가 잘못 생각하는 거라고?”
“물론이죠.”
그녀는 양 눈썹을 치켜올렸다.
“이제 내 마음속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아니면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고 있는지에 대해 소설을 쓰기보다는 비즈니스 문제에 집중한다면 좀 더 생산적인 시간이 될 수 있을 거예요.”
“비행기 안에서처럼 생산적인 시간이 될 수 있다는 건가?”
느슨한 채찍과도 같은 그의 말은 목표물을 정확하게 후려쳤다.
발렌티나는 자신이 당황한 게 아니라 전략적인 대응을 하는 것처럼, 수수께끼 같은 표정으로 비치길 바라며 미소를 지었다.
“당신도 길을 잃은 건가요?”
잠시 후 그녀는 이렇게 물었다. 두 사람 다 현관에서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현관은 널찍한 거실로 이어져 있었고 거실을 지나면 위로 두 개 층을 올라갈 수 있는 계단이 나왔다. 그의 부와 힘을 상징하는 곳이라 할 만했다.
“머넷 양, 조심해야지.”
아킬레스는 어둡고도 날카로운 느낌의 어조로 말했다.
“당신이 오늘 내게 복종하지 않는 모습이 재미있긴 하지만, 내겐 한계라는 게 있소. 날 그리로 너무 빨리 밀어 버리지 않는 게 당신에게는 훨씬 좋은 일일 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