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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외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32599340
· 쪽수 : 192쪽
· 출판일 : 2022-09-19
책 소개
목차
1~14
Epilogue
책속에서
“카우보이는 아니지만, 네가 원한다면 부츠를 신고 카우보이모자를 쓸 순 있어.”
“이 바지를 벗고?”
“아, 카우보이도 체면이란 게 있지.”
“애석하네.”
그녀가 뒤로 물러선 뒤 양쪽 눈썹을 찡긋 올리고 그의 몸을 찬찬히 훑어보며 이어 말했다.
“모자와 부츠 차림으로만 서 있다면 엄청난 눈요기가 될 텐데.”
아무렴 설마 그가 그런 모습으로 서겠는가. 그는 변호사다. 카루더스 형제들 중에서 가장 진중하며 매사에 결과를 먼저 내다보는 논쟁자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는 지금 들끓는 성욕을 과시하며 크리센과 나란히 서 있다.
그녀가 어깨 너머로 머리카락을 찰랑거리며 다시 그에게 고개를 돌려 한 손을 내밀었다. 그가 그녀의 손에 깍지를 끼자 그녀가 까치발로 서며 한 손을 그의 가슴 한가운데에 올렸다. 그리고 손가락을 쫙 펴고 손바닥으로 그의 살결을 어루만졌다. 그는 전율을 오롯이 느끼며 그녀를 바짝 끌어당긴 뒤 고개를 기울여 그녀와 이마를 맞대고 가만히 있었다.
이것은 한낱 하룻밤 정사에 불과하다.
그녀에게는 실연을 극복하기 위한 단순한 몸짓에 불과하다. 본인이 결별하긴 하였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여자란 사실을 스스로에게 입증하기 위함이다.
그런 만남을 십수 번은 직접 경험한 자로서 그가 잘 아는 분야이다. 그녀를 잊었단 사실을 저 자신에게 입증하기 위해 아무나 만나 잠이라도 자야 했었다. 크리센을 잊기 위해.
그런데 그런 그녀가 지금 여기에 있다. 그는 오늘 밤 그녀가 원하는 모든 것을 충족해 줄 것이다. 그녀를 원하지 않는 척 연기하는 것은 지긋지긋하다.
그의 입술 사이로 나직이 욕설이 새어 나왔다. 그러자 그녀가 고개를 갸우뚱 기울이고는 한 손가락을 그의 입술에 올렸다.
“아무 생각도 하지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