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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91138411851
· 쪽수 : 338쪽
책 소개
목차
하늘 저편
과거로 미래로
꽃피는 언덕
와인딩 로드
시간을 넘어
호수 위의 불꽃놀이
거리의 불빛
여로의 끝
역자 후기
리뷰
책속에서
「선생님은 『오전 세 시의 차 모임』을 아주 크게 칭찬했어. 몇 군데만 손보면 바로 간행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이라고 했어. 도우미로서만이 아니라 제자로서 받아줄지도 몰라. 분하지만, 에미는 역시 재능이 있어. 이 기회를 이용해 프로 추리 작가가 되기 위해서라도, 부디 긍정적으로 검토해줘. 좋은 답변 기다릴게.」
꿈을 꾸는 게 아닐까, 편지에 적힌 내용이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아 수없이 다시 읽었습니다. 마쓰키 류세이가 나를 제자로 삼는다. 게다가 『오전 세 시의 차 모임』이 발간될지도 모른다. 내가 쓴 글이 활자가 되어 책이 되고 일본 전역의 책방에 놓인다. 작가가 된다……. 당장이라도 짐을 싸서 뛰쳐나가고 싶은 심정이 뜨겁게 가슴을 채웠습니다. 하지만 바로 그 가슴속에서 금방 그 마음이 차갑게 식었습니다. 도쿄 같은 데 나갈 수 있을 리 없다. 햄 씨와 결혼해야 하는데. 빵집 일도 해야 하고. 하지만……. 뜨거워진 가슴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습니다. 한 권이라도 좋다. 한 권이라도 좋으니까 자신의 책을 세상에 내놓고 싶다. 한 권이라면 햄 씨도 허락해주지 않을까. 결혼을 기다려주지 않을까. 삼 년만 기다려달라고 부탁하자. 꿈을 좇게 해달라고.
-<하늘 저편> 중에서
직장암이 발견되었을 때 내 배에는 이미 새로운 생명이 깃들어 있었다. 임신 삼 개월, 낙태라는 선택도 있었다. 낙태하면 항암 치료를 바로 시작할 수 있다. 낳으려면 자연 치료를 지속하면서 태아가 칠 개월이 될 때까지 기다려 제왕 절개한 뒤 항암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아버지처럼 손 쓸 수 없을 정도는 아니나 암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항암 치료를 늦추면 병을 극복할 확률도 낮아진다.
지금 태아를 포기하고 암을 치료하고 다 나은 다음에 다시 아이를 가지면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뱃속의 생명과 다음에 가질 생명은 똑같지 않다. 아이를 포기하고 항암에 전념한다고 해서 꼭 극복한다는 보장도 없다.
아이를 포기하고, 자신은 살고, 새로운 아이를 갖는다.
아이를 포기하고, 자신은 살고, 새로운 아이도 갖지 못한다.
아이를 포기하고, 자신도 죽는다.
아이를 낳고, 자신은 죽는다.
아이를 낳고, 자신도 산다.
무엇을 어떻게 선택해야 좋을지 몰랐다. 류이치와 상의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에게는 나와 다른 선택지가 있음을 깨달았다.
-<과거로 미래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