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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91138434669
· 쪽수 : 520쪽
· 출판일 : 2022-11-10
책 소개
목차
제1장 종자
제2장 대리
제3장 재회
제4장 이별
제5장 섭리
제6장 상반
제7장 국면
제8장 기원
제9장 충동
제10장 예감
제11장 집착
제12장 독립
제13장 약속
제14장 확집
제15장 결집
제16장 알력
제17장 공생
제18장 초조
제19장 대항
제20장 동조
제21장 불신
제22장 축제
제23장 심정
제24장 출발
참고문헌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야!” 다이키가 축구를 하는 동급생에게 소리 지르자 “닥쳐!”라는 대답이 멀리서 들렸다. 다이키는 운동장에다 대고 중지를 세우고 신입생에게 “얼터네이트를 하더라도 저런 남자애들이랑은 하면 안 돼”라며 인상을 팍 썼다. 신입생 가운데 한 명이 “다이키 선배, 플로우해도 돼요?”라고 묻자, “당연하지. 커넥트하자” 하고 세우고 있던 손가락을 엄지로 바꾸었다. 그런 건 없지만, 얼터네이트 광고 같았다.
1995년, 스위스의 생물학자가 마흔네 명의 남성에게 이틀간 같은 티셔츠를 입게 해서 그 냄새를 마흔아홉 명의 여성에게 맡게 해 반응을 조사하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대부분의 여성이 좋다고 느낀 티셔츠는 자신과 제일 동떨어진 HLA를 보유한 남성의 것으로, 근친교배를 피하기 위해 생물학적으로 갖춰진 시스템이라고 한다.
“이치에 합당하다고 여겨지긴 해. 하지만 그 사고방식을 보자면 나에게는 궁합이 좋은 사람을 발견하는 것보다 나쁜 사람을 배제하는 시스템처럼 느껴져. 저기 반, 애초에 네가 생각하는 좋은 궁합이란 뭐니?”
“합리적이면서 지속적인 관계요.”
나즈는 앞쪽의 의자 하나를 빼 앉았다.
“서로의 이해관계가 완전히 일치해서 두 사람의 인간성의 어그러진 부분조차 딱 들어맞는, 그 사람 말고는 없다고 여겨지는 상대요. 그런 사람이 있다면 쭉 같이 있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아무리 그래도 스마트폰은 가지고 있지?”
“얼터네이트를 안 하는 걸로 원시인 취급이네.”
전화를 걸자 미우라의 스마트폰에 이루루의 전화번호가 표시되었다.
“고마워. 꼭 먹으러 와.”
그리고 미우라는 스마트폰으로 시간을 확인하더니 “미안, 이제 가야 해. 만나서 다행이야. 없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왔거든. 그럼 또 봐” 하고 손을 흔들었다.
“응, 안녕.”
미우라는 대학교 문으로 돌아갔다. 그의 등을 배웅하는데 다이키로부터 문자가 왔다. ‘여자친구 없대’라는 글과 더불어 캡처 사진 하나가 첨부되어 있었고 그것은 미우라 에이지의 얼터네이트 프로필이었다.
여전히 바닐라향이 남아 있는 듯했다. 매미의 허물은 어딘가로 흘러가서 사라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