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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41601843
· 쪽수 : 148쪽
· 출판일 : 2025-04-03
책 소개
목차
1부 밤과 풀
세포들/ 거미불가사리/ 닭과 나/ 지렁이를 향해/ 진딧물의 맛/ 옥시토신/ 멸치들/ 누군가의 이빨 앞에서/ 슴새를 다시 만나다/ 밤과 풀/ 발람의 나귀/ 물의 눈동자가 움직일 때
2부 파편들
여섯번째 멸종/ 플라스틱 산호초/ 얼음 시계/ 아보카도/ 물의 국경선/ 물풀한계선/ 소리풍경/ 물구나무종에게/ 바다와 나비/ 파편들/ 깨진 창문들/ 무겁고 투명한/ 카즈베기에는 저녁이 오고
3부 피와 석유
시와 물질/ 피와 석유/ 역청이 있었다/ 조지 오웰의 장미/ 시인과 은행/ 샌드위치/ 광장의 재발견/ 존엄한 퇴거/ 강물이 요구하는 것/ 하미에 갔다/ 평화의 걸음걸이/ 머리카락 깃발/ 사과의 날
4부 산호와 버섯
세계 끝의 버섯/ 산호와 버섯/ 바람의 음악/ 유리창 너머/ 눈의 대지/ 눈 밟는 소리/ 오늘의 햇볕/ 이올란타/ 허공의 방/ 주머니를 만들기 위해서는/ 내 가장자리는 어디일까/ 이 숟가락으로는/ 손과 손으로
해설 | 가없는 휴머니즘 박동억(문학평론가)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각주처럼 사족처럼 돋아나는 풀
포크레인의 날처럼 생긴 풀
칼날 하나 품고 자객처럼 숨어 있는 풀
검은 그림자를 길게 드리운 풀
밤에만 꽃잎을 여는 풀
아무도 먹지 않는 열매를 달고 있는 풀
자동차 바퀴에 뭉개져도 다시 일어나는 풀
갑자기 쏟아지는 빗방울에 화들짝 놀라는 풀
지나는 발들을 향해 말을 걸어오는 풀
독 빠진 뱀처럼 기어가는 풀
밤과 발과 뱀과 풀은 나아가고 있다
태양 없이도
_「밤과 풀」에서
대체 무엇을 나라고 부를 수 있을까
방금 어깨를 부딪치며 지나간 사람,
그를 돌아보는 동안에도 세포 몇 개가 사라졌겠지
진화는 세포들 사이의 사건,
우리가 생물학적으로 아름답고 복잡한 것은
박테리아와 미토콘드리아 덕분이라고 마굴리스는 말했지
진화의 가지런한 가지는 도무지 없다고
_「세포들」에서
미안해요, 물구나무종이 되기에는
몸이 너무 무거워졌어요
머리에 피가 쏠리는 걸 견디기 어렵고
팔목은 발목보다 훨씬 취약해요
두 팔을 땅에 대고 한 걸음도 나아갈 수가 없어요
직립보행의 나날이 너무 길었나봐요
물구나무종, 당신은
손으로 걸어다니는 새로운 인류
_「물구나무종에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