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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42313936
· 쪽수 : 396쪽
· 출판일 : 2025-04-20
책 소개
목차
제1장 추리소설 「아오카게 탐정의 현금 출납장」
제2장 청춘소설 「최고 반응!」
제3장 SF소설 「FUTURE BASS」
제4장 판타지소설 「라쿠아 브레즈노와 죽은 자의 기억」
제5장 연애소설 「사랑과 질병」
에필로그
리뷰
책속에서
“어, 설마 정말로 루리야가 범인이 아닌 거예요?”
아오카게가 “글쎄~.” 하고 장난스럽게 입을 오므리는 걸 보며 하루사키는 확신했다. 이건 진심일 때 나오는 표정이다.
“아무리 봐도 루리야가 범인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
루리야의 범행이라는 걸 오니기에게 어떻게 납득시키느냐가 관건일 거라고요.”
“적어도 자네 말처럼 단순한 사건은 아니야.”
“그러면 아오카게 씨는 이미 다 알아내신 거예요?”
“당연하지.”
하루사키는 “말도 안 돼……” 하고 탄식했다.
“그럼 이제 빨리 오니기에게 진상을 알려주고 퇴근하죠.”
“진상은 알아냈는데, 그걸 어떻게 전달할지 고민 중이야.”
아오카게는 익살스럽게 양손으로 머리를 감싸 쥐는 시늉을 해 보였다.
“솔직히 사건에 대한 건 전부 알아냈는데, 의욕이 전혀 안 생겨서 말이야. 순서대로 정확히 설명하는 게 중요한 사건인 건 아는데, 그 절차나 방법을 고민하는 게 너무 귀찮아.”
평소 같으면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탐정 모드로 전환해서 잘난 척 이것저것 지시하고, 조사하고, 탐문 조사하느라 신나게 돌아다니고, 진상을 밝혀낸 순간부터는 어떤 추리소설의 탐정보다도 요란하게 자기 추리를 과시하는 사람이었다.
“이제 막 시작해서 그런지 안 익숙하제? ‘만담을 하는 나’가 부끄럽게 느껴지는 것도 이해한다. 그래도 그걸 웃어서 얼버무리려고 하면 안 된데이. 분위기가 순식간에 팍 식어버린다. 사람들을 따라 웃게 만드는 기술도 있지만, 니는 그냥 쑥스러워서 웃는 거다 아이가. 뭐, 그래도 쑥스러운 건 익숙해질수록 없어진데이. 오늘은 도바시가 얼버무리면서 웃지 않게 될 때까지 반복 연습이다.”
“완전 호랑이 교관이데이. 그러다 내가 포기한다 카면 우짤라카노?”
“어떤 일이든 익숙해지려면 힘들데이. 스트레스도 받는다 안 카나. 수학도 기계적으로 구구단을 머릿속에 집어넣는 건 고통스럽지만서도, 억지로 외워놔야 나눗셈이나 곱셈 같은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아이가. 기타 같은 것도 마찬가지다. 시작하자마자 재밌게 연주하는 사람은 없다. 손가락 아프다고 징징거리면서 수없이 반복해서 움직임을 외워둬야 지평이 열리는 기다. 끝없이 괴롭기만 한 단계가 꼭 있지만, 도바시가 그걸 빨리 뛰어넘어서 만담의 재밌는 부분을 느꼈으면 한다. 빨리 응용문제나 면적 계산을 할 수 있는 단계까지, F코드를 누르면서 팅가팅가 연주할 수 있는 단계까지 데려가 주고 싶데이.”
이런 긴 문장을 한 번의 막힘도 없이 쭉 말해버린 아사기를 보며 한숨이 나왔다. 우울해서가 아니라 감탄스러워서였다. 지금까지 아사기가 해온 노력의 양이 엿보이는 것만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