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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서양철학 > 미학/예술철학
· ISBN : 9791143011305
· 쪽수 : 170쪽
· 출판일 : 2025-08-29
책 소개
목차
어떤 자살
나의 살롱
내 친구 폴 세잔에게
심사위원단 1
심사위원단 2
예술의 시점
마네
살롱의 사실주의자들
추락
어느 예술비평가의 고별사
에두아르 마네
전기 연구와 비평
1. 인간 마네와 예술가 마네
2. 작품 세계
3. 대중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속에서
1.
오늘날 살롱은 예술가들을 위한 축제가 아니다. 그것은 심사위원들을 위한 것이다. 그래서 나는 차갑고 어슴푸레한 이 긴 전시실의 실질적 주인공인 심사위원들을 먼저 평하고자 하는데, 이들이 만들어낸 이 공간에는 강렬한 조명 아래 온갖 종류의 보잘것없는 초라함과 도둑질한 명성이 모두 전시되어 있다.
2.
마네 선생을 전적으로 칭송하는 것은 내가 처음인 것 같다. 그것은 내가 아무런 생명성도 발견할 수 없는, 형형색색의 이미지로 꾸며진 저 가련한 규방용 그림들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나는 기질 있는 작품에만 관심이 있다고 이미 선언한 바 있다.
길에서 만난 어떤 분이 내게 이렇게 말했다. “진짜 그렇게 생각하시는 건 아니지요, 그렇죠? 선생께선 미술비평에 막 입문한 분이신데 스스로 묘혈을 파고 계세요. 하지만 우리가 선생을 뵙지 못하니까, 그저 〈풀밭에서의 저녁(Diner sur l’herbe)〉, 〈올랭피아(Olympia)〉, 〈피리 부는 소년(Joueur de fifre)〉 등에 대한 우스꽝스런 평론에 대해서 함께 웃고 마는 정도지요.”
3.
우리가 예술과 문학을 이야기한 지 10년이 흘렀네. 자네도 기억하는지 모르지만 우리는 종종 함께 지내면서 열띤 논쟁을 하고, 지나간 과거를 파헤치며 현재에 대해 의구심을 토로하기도 했고, 진실을 규명하면서 확실하고 완벽한 종교를 만들어보려고 노력하다가 날이 밝아버린 데 놀란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지. 우리는 엄청난 양의 견해를 주고받으며, 모든 체제에 대한 검증을 해보는 동시에 그것을 거부하기도 했으며, 그리고 어느 날인가는 격렬한 논쟁을 벌인 후, 강하고 개성적인 삶 말고는 거짓과 어리석음만이 있을 뿐이라고 스스로에게 다짐하기도 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