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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55118238
· 쪽수 : 560쪽
· 출판일 : 2017-04-28
책 소개
목차
1. 창덕궁의 희정당 7
2. 남쪽마을 동산골 44
3. 북쪽마을 순화방 82
4. 임진강 유역의 솔미홀 135
第2章. 송도 입성: 귀결은 사필귀똥
5. 왕기가 흐르는 수창궁 158
6. 별이 쏟아지는 첨성대 199
7. 격돌 삼자대면, 송악산 동쪽 기슭 226
8. 예성강 하구의 벽란도 295
9. 오월동주의 시작은 감읍사 406
第3章. 송도 기행: 여라(女羅)의 미인도
10. 선녀를 낚는 청호 451
11. 홍길동의 은신처 광명사 509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자신의 아내에게 심장을 파내 바친 절절한 순애보, 사랑의 극진함이 깊어 병이 되어 버린 사내, 죽은 여인을 보내지 못해 가슴을 치며 밤낮을 통곡하고, 그녀를 잃은 독으로 생의 의지를 내쳐 버린 망국의 왕.
어리석은 자, 가여운 이.
세상의 모든 여인을 품을 수 있던 사내가 오직 한 여인에게만 그토록 목이 말랐다.
‘허, 참나, 이게 뭐라고 이렇게 와 닿지?’
본래의 건이었다면, 한갓 정에 목매여 삶을 통째로 거는 일 따위 납득하기 힘들다 했을 것이다.
모양이 어떠하든 누군가에게 특별한 감정을 쏟아붓는다는 것은 그 자체로 제약을 만들고 미련함을 키우는 짓이었다. 만일 그것이 사랑이라면 이들 부부처럼 언젠가는 반드시 이별이라는 명목으로 괴로움과 비정함을 함께 일깨우리라.
그러니 애착이 결부된 인연이란 결국 덧없음을 향해 나아가는 거라고, 슬픔의 기록 같은 그런 사랑을 건은 늘 등한시하고 고깝게 취급했었다.
한데 그랬던 그가, 지금 여기, 공민왕의 무덤가에서 미련하다 비웃었던 연인의 흔적을 어루만진다.
이런 마음이 이해가 되면 안 되는데, 자꾸 가슴 언저리가 뭉클하고 뻐근해질 것 같아서 그 스스로도 어찌할 바를 모르고 허둥댔다.
‘맙소사, 이게 전부 저 녀석 때문인가.’
이마를 쓸어 넘기는 건의 눈동자 속에 작은 체구의 사내가 맺혔다. 눈을 동글동글 굴리며 붓을 잡은 서림의 모습이 호기심 많은 귀여운 아이처럼 느껴졌다.
‘저건 왜 쓸데없이 귀엽기까지 해선! 하, 목선 봐…… 나 죽음.’
아, 싫다, 진짜 싫다.
사내를 연모하게 됐다고 인정하는 건 정말이지 미치도록 싫었다. 하지만 불가항력으로 눈길이 흘러가고 그 주위를 온종일 맴돌고 싶은 충동을 건은 도무지 버텨 낼 수가 없었다. 끙끙거리며 신음을 흘리고 있을 적엔 이미 개똥이의 곁까지 저절로 가닿은 후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