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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91155251249
· 쪽수 : 344쪽
· 출판일 : 2019-11-29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
나라의 꼬락서니는 아주 틀려 가고_염상섭
상하이 가는 길_이광수
금주패를 차다_변영로
질투는 나의 힘_김동인
그 노래밖에_심훈
그녀는 처음부터 끝까지 ‘여류’였다_김명순
간도에서 온 사내_최서해
교토의 이방인_정지용
검은 바다를 건너다_임화
국경 열차에 몸을 싣고_김기림
인간의 예의, 민족의 예의_이효석
공장은 나의 대학_이북명
형수의 죽음을 쓰다_현진건
모던보이의 서울 산책_박태원
조선을 흔든 이혼 고백장_나혜석
북쪽 나라 시인의 어떤 사랑_백석
눈 속에 난향을 맡다_이태준
그 봄은 괴물과 함께 오리라_신채호
대동강변의 두 친구_김남천
비참과 찬란, 그 사이_김유정
실로 치사스러운 동경_이상
마침내 집을 팔다_이광수
그가 없이는 부끄러움이 크리라_이육사
양서 동물의 반성문_채만식
가야마 미쓰로의 1945_이광수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그래도 ‘고향’이었다. 고리타분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책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잠자리에 드러누워서도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우선 등장인물의 이름이 다 친근하지 않는가. 한참 책을 읽다가도 키릴 이바노비치 브론스키 백작의 아들 알렉세이 키릴리로비치 브론스키(레프 톨스토이, 『안나 카레리나』)라든지, 호세 아르까디오 부엔디아(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백년의 고독』) 같은 이름 때문에 몇 번이고 책장을 덮은 기억이 새삼스러울 정도로. 또 그들이 걸어가는 거리가 크게 낯설지 않았고, 그들이 나누는 말과 이야기가 크게 귀에 설지 않았다. 물론 백 년의 시간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생각해 보면 통째로 낯설었고, 통째로 귀에 설었다. 그래도 어느새 나는 그들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_<책머리에>에서
“어르신은 어디 가셨나?”
“어디 출입하셨어.”
“어딜 가셨을까?”
“모르지.”
“이놈, 어린놈이 대낮부터 술이 취해서 학교도 가지 않고, 쯧쯧.”
“응, 대낮이라니? 술은 밤에만 먹는 거야?”
정 교관도 어지간한 사람이었지만 더는 한 방에 있을 배짱이 없었다. 그래서 “에이, 고연 놈!” 하며 일어서자, 영복이는 거의 드러누울 자세로 말했다.
“여보게, 히로 한 개만 주고 가게.”
- <금주패를 차다_변영로>에서
어느 날 요한이 말했다.
“난 커서 문학을 전공할 거야.”
그 말에 동인은 당장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퍼뜩 도쿄에 가게 되었다고 자랑하던 평양 시절의 요한이 떠올랐다. 아니, 그때보다 열 배는 더 큰 충격을 받았다. 도대체 ‘문학’이 무엇인지 알지도 못해서였다. 자존심 때문에 그게 뭐냐고 물어볼 수도 없었다. 법률학을 배우면 장차 변호사나 판검사가 될 것이다. 의학은 분명 의사가 된다. 공학은 기술자가 된다. 그러나 문학이라는 건 도대체 어떻게 생겨 먹은 학문인가? 무엇을 배우고, 그걸 배우면 나중에 무엇을 하는 것인지, 동인은 아무것도 아는 게 없었다. 그야말로 백지상태였다. 그럼에도 분했다. 약이 올랐다. 부끄러웠다. 요한에게 불쾌했고, 자신에게 화가 났다.
- <질투는 나의 힘_김동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