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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교육학 > 교육자
· ISBN : 9791155311233
· 쪽수 : 216쪽
· 출판일 : 2021-05-27
책 소개
목차
추천사 7
프롤로그 9
1부 나의 생애, 학교의 생애
1장 내가 세상을 배워가는 방식
살아온 건지, 살아남은 건지
흔들리는 내 안의 두 자아
공부 잘하는 애들은 집안이 좋네?
사회학의 무뚝뚝한 위로
소외된 사람들, 느슨한 연대
‘자족적 개인주의자’의 돌고 도는 굴레
2장 학교, 오묘한 흑색 입체 도형
학교가 그립지는 않았어요?
온갖 색을 덧칠해 흑색이 되어버린 학교
‘관계자 외 출입 금지’는 불가능
밑바닥에 흐르는 찝찝한 뭔가
모더니즘의 모순을 담은 몸뚱이
태생이 글러 먹은 학교라 하더라도
2부 학교를 휘감은 넝쿨
3장 권위가 없으니 권위주의라도
내 수업이 아주 난장판은 아니지만
학교는 진작 붕괴돼야 했다
저는 군기 잡는 사람이 아니에요
체벌하지 않는다고 폭력이 사라진 건 아니니까
자기 색을 드러내지 않는 문화
‘토론이 있는 교직원회의’에서 입을 열지 않는 이유
4장 생존주의 세대, 학교에 가다
승진 점수 잘 챙겨놓으라는 덕담
생존주의 세대의 푸르죽죽한 청춘
‘자아실현’과 ‘자기 착취’는 같은 말?
능력주의가 가리는 불편한 진실들
‘과잉 공정성’이라는 하마
‘호모 에코노미쿠스’의 후예
5장 교육에 영혼을 담는 건 무모해
교사가 쥔 ‘자율’은 뭔가 이상해
빽빽하고 딱딱한 벽, 국가 관료제
관료제를 굴러가게 하는 톱니바퀴
든든한 방패막이는 없다
사회성을 잃게 하는 사회 수업
고장난 관료제가 반성하지 않는 이유
3부 월급 루팡이 되고 싶지는 않아
6장 진짜 자율 학습 시간들
구조와 개인, 그리고 변화
차라리 시키는 대로 사는 게 속 편하다?
학교가 좋아하는 ‘타율형 인간’
조급하라 하지만 조급하지 맙시다요
수업에 교사의 자율을 녹여낸다는 건
정치 효능감을 높이는 모의 선거 수업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한다고요?
구조에 작은 균열을 낼 수 있을까
7장 자치 반, 가치 반
학생 자치를 만나다
‘내 안의 파시즘’을 마주하고
혁신학교의 학생 자치는 뭔가 다르다?
민주주의는 원래 쉬운 게 아니야
우리 안의 권위주의를 비추는 불편함
자치에 가치를 더하다
안전‘일제’주의에서 세월호를 구출해야
8장 시민사회의 짙은 점, 혁신학교
혁신학교로 가다
그냥 학교와 혁신학교 사이에 생략된 괄호
‘상대적 자율성’을 가진 시민사회, 그곳의 학교
다시 ‘빈 공간’을 만들어야
함께 마음껏 상상하고, 시도하고, 갈등하고, 깨지고, 다독이고
9장 학교 밖에서, 학교에 관해서
교육 행위, ‘협력종합예술’ 활동
마을의 품에서도 자랄 수 있다면
쌤, 학교 언제 돌아오세요?
근로자 아닌, 노동자
노동 존중의 선순환을 잇는 고리
노조 하는 사람들, 노조 하는 젊은이들
4부 ‘미래’도 학교는 가기 싫겠다
10장 코로나19는 학교를 멈추게 할 수 있을까
다시 학교를 간다
방어에서 변화로, 변화에서 개혁으로
‘미래’도 학교는 가기 싫겠다
아파트값이 학교를 이긴다
미래 교육 이전에 내 미래가 더 걱정이다
11장 생존이 아니라 잘 살아가기
완벽할 수 있다는 자기 주문보다는
경계선, 우리가 서 있을 곳
경계인 1, 학교 스마트폰 사용 규칙 수업
경계인 2, 학교폭력 예방 기여 교원 가산점 거부 의견
교사열정도와 자아일치도 평면 위의 어딘가
에필로그
저자소개
책속에서
사교육 받을 돈이 없어서 공부를 못하기도 했지만, 공부란 그동안 접해본 적 없는 언어, 취향, 사고방식을 배우는 낯선 과정이었다. 대학교 가서는 더 확실해졌다. 공부깨나 한다고 자부하는 이들이 모인 한 대학교. 여기에서 만난 친구들을 보면 강남이나 목동 출신이 4분의 1, 전국 단위 사립고 출신이 4분의 1, 특목고 출신이 4분의 1 정도다. 부모님 직업은 대부분 전문직, 사업가, 교수, 고위 공직자, 또는 ‘최소한’ 교사나 공무원이다. 나 같은 ‘평민’ 출신은 거의 없었다. 내가 경쟁에 살아남은 아주 ‘공정한 대입 제도’라고 믿었지만, 사실은 이 앞에 괄호가 생략돼 있었다. ‘동일한 계층 안’에서만 공정한 대입 제도였다. 이 세계에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확실히 존재하는 구조가 있었다.
미래가 불안하기도 하다. “나이가 들어서도 아이들이랑 소통을 잘할 수 있을까?”, “벌써 힘든데, 앞으로 나이가 더 들어서도 지금처럼 수업할 체력이 될까?”, “나중에 교장이 되는 친구가 생기면 내가 속으로 되게 부러워하지 않을까?” 등 꼬리에 꼬리를 무는 고민은, ‘일단 주는 점수는 받아두고 보자’는 결론으로 쉽게 이어진다. 그런 덕담이 없어도 우리는 알아서 잘 챙긴다. 우리는 다른 사람보다 내가 더 잘하고 앞선다는 사실을 언제든 증명해야 하는 과정을 평생에 걸쳐 겪어온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이런 모습은 어떻게 보면 초경쟁주의 시대를 살아온 교직 초입 세대에게 썩 잘 어울린다.
2018년 2학기. 우리는 ‘학교장 없는 학교’를 경험하는 ‘행운’을 누렸다. 내부형 교장 공모제가 파행하면서 학교장이 없는, 게다가 교감 선생님도 장기 출장을 간 ‘관리자 없는 학교’를 경험했다. 교사들의 도덕적 해이 때문에 학교 운영이 무너졌을까? 아니었다. 막연한 두려움이 각자의 마음속에 있었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심지어 사고 치던 학생들도 알아서 조심했다. 여러 선생님들이 안정적으로 이끌어주신 덕이 가장 컸지만, 이때 두 가지 사실을 알았다. 첫째, 학교는 관리자가 없이도 잘 돌아간다. …… 둘째, 좋다는 교육 활동도 우리가 지치면 의미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