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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교육학 > 교육 일반
· ISBN : 9788968801815
· 쪽수 : 218쪽
책 소개
목차
책을 펴내며 6
1부 • ‘돈 되는 교육’, ‘돈을 위한 교육’은 당연한가
‘돈 되는 교육’과 ‘돈을 위한 교육’을 넘어 | 김형성 14
- 투자와 재테크의 시대,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계속 탐욕적 인간을 길러 낸다면 미래는 잿빛일 것이다 | 서부원 31
- 돈이 전부라는 아이들, 개인의 성공만 가르쳐 온 학교
‘초라한 경제교육’을 위하여 | 하금철 48
- ‘세금 내는 아이들’ 말고 ‘복지 급여 받는 아이들’
지금의 경제교육 논의가 놓치고 있는 것 | 진냥(희진) 62
- 금융, 투자가 아닌 경제시민교육을 위해
2부 • 자본주의 교육이 아닌 다른 경제교육은 가능한가
자본주의 교육을 넘어선 경제교육은 가능한가 | 채효정 82
- 생태와 돌봄의 대안적 경제교육을 상상하다
이런 경제 교과서로는 시민이 탄생할 리 없다 | 서재민 103
- 자본의 관점을 넘어, 비판 교육으로서의 노동교육으로
학교에서 제대로 된 노동교육은 가능할까 | 장윤호 120
- 학교 노동교육이 넘어야 할 산
사회적경제교육이 자본주의 교육의 대안이 되려면 | 진냥(희진) 141
- 연대와 상호성, 호혜를 배우는 교육이 필요하다
3부 • 학교는 어떤 곳이어야 하는가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고 부끄러움 없이 말하고 싶다 | 이윤승 158
- 학교 안 노동의 위계를 없애는 것이 출발점이 되어야
학교라는 반노동적인 공간에 대한 탐구 | 이영주 168
- 교사 노동자로서의 성찰을 중심으로
막아도 들려오는 ‘돈벌이’ 소리 | 이윤승 186
- 학교와 교사에게 ‘투자’와 ‘돈’에 대한 고민
한두 번 교육한다고 권리를 주장할 수 있게 될까 | 박내현 203
- 학생들이 존중받는 경험과 문화가 곧 노동인권교육이다
저자 소개 214
저자소개
책속에서
교실 속 학생들의 관심사도 달라졌다. 돈 공부를 하지 않는 개인의 나태함과 어리석음이 의문과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 점점 가난과 빈곤이 개인의 책임처럼 여겨지기 시작했다. 어느 날 한 학생이 쉬는 시간에 다가와 나에게 비트코인과 테슬라 주식을 샀냐고 질문했다. 선생님도 비트코인과 테슬라 주식을 사면 부자가 될 수 있고, 빨리 은퇴해 ‘파이어족’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덧붙였다. 학교에서 학생들과 씨름하며 힘들게 노동하지 않아도 된다는 학생 나름의 걱정이었다. 변하는 학생들의 이야기는 곳곳에서 들려왔다. 한 교사의 이야기를 블로그를 통해 접한 것도 그쯤이었다.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소재로 수업한 뒤 학생들과 토론 수업을 진행하는데, 한 모둠의 학생들이 개발업자에게 속아 입주권을 시세의 반도 안 되는 가격으로 판 ‘난장이’ 가족을 향해 ‘시세를 파악하지 못한 난장이 가족이 어리석다’, ‘난장이 가족이 잘못했다’ 등의 이야기를 했다는 것이다.
- 김형성, 〈‘돈 되는 교육’과 ‘돈을 위한 교육’을 넘어〉
학교의 한쪽에서는 아이들의 도박 중독이 우려된다며 예방 교육을 의무화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주식과 부동산 투자 관련 교육이 필요하다고 아우성친다. 아무리 도박은 불법이고 주식과 부동산 투자는 합법이라고 해도, ‘돈 놓고 돈 먹기’라는 점에서는 별반 차이가 없다. 거칠게 말해서, ‘투자’와 ‘투기’처럼 둘 사이는 ‘깻잎 한 장’ 차이에 불과하다.
도박 중독 예방 교육이든, 주식과 부동산 투자교육이든, 이를 통해 아이들의 머릿속에 각인되는 건 단 한 가지다. 바로 돈이 인생의 전부라는 것! 돈이 없으면 주위로부터 업신여김당한다는 세태를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되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큰돈을 쉽게 벌 수 있는지를 가르치면서 도박은 안 된다고 하면 과연 설득력이 있을까.
- 서부원, 〈계속 탐욕적 인간을 길러 낸다면 미래는 잿빛일 것이다〉
‘세금 내는 아이들’ 수업을 들었다면 이걸 알 수 있었을까? 아마도 아닐 것이다. 그 수업은 ‘세금 내는 아이들’이지 ‘복지 급여 받는 아이들’이 아니다. 요즘 초등학교에서 기초 생활 수급자는 ‘기생수’라는 약칭으로 불린다는데, 어감상 ‘기생충’을 떠올리게 한다. 그럴진대 학교에서 ‘기생수’ 되는 법을 가르친다? 학부모들이 항의 시위를 하고도 남을 일이다.
하지만 진짜 ‘생존경제교육’은 이런 것이 아닐까? 생존의 위기에 내몰렸을 때 기꺼이 자신의 어깨에 놓인 무거운 짐을 사회가 함께 덜어 달라고 청하는 법을 배우는 것, 이것은 마치 불이 났을 때 119에 전화해야 한다는 것처럼 기초적인 상식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 하금철, 〈‘초라한 경제교육’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