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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55552575
· 쪽수 : 240쪽
· 출판일 : 2025-06-20
책 소개
목차
머리말 4
서민웅
돌 문진 11
동구릉의 하루 15
모래시계 19
어머니, 올해도 차례를 올렸습니다 23
김 은
다시 한 걸음을 29
그녀의 부재 33
조유안
기다린다는 것 39
가볍게 42
그대에게 44
당신이 온 시간, 오후 3시 48
청 랑
광화문 연가 52
밥줄 57
숨비소리 62
주방에서 우산 쓴 여자 66
최문정
그림 이야기 72
기차보다 빠른 여정 77
백운대의 오케스트라 81
치매 사촌일까? 87
한영옥
검정 고무신은 알고 있다 93
문학을 사랑한다는 것 96
불협화음이 빚은 글 한 포기 99
정성이 맛이다 103
서정순
서귀포의 봄 107
현타 110
내 생의 여유 114
당근 나라 공화국 118
서장원
시간 여행 123
서울뜨기 127
김장하던 날 131
나는 트로트가 좋다 136
왕 린
가을 숲이 쓰는 문장 141
권태기 부부가 거룩하게 사는 법 144
모지랑이 놋쇠 주걱 148
베레모가 잘 어울리는 남자 152
지영선
걸어가는 사람 158
공원에서 담배 피우는 남자 162
낙과 165
샤넬 No.5 169
김명희
별난 이웃 175
가을앓이 180
김선희
귀농 분투기 185
길안 남자 194
답글도 써 주세요 198
김시은
다음 소희 204
도서관에서 208
생일엔 국수를 211
승복 214
송성옥
빨간 대추 219
술을 빚는 시간 224
앵두 빛깔 구두 229
오, 오자씨! 232
느티나무문우회 발자취 236
저자소개
책속에서
• 머리말
느티나무 아래서 20년, 그 시간 여행
생의 기운이 가지마다 차오른 신록의 계절, 우리 ‘느티나무문우회’는 창립 20주년을 맞아 여섯 번째 동인지를 엮습니다. 문학이란 이름 하나에 이끌려 모인 이들이 어느덧 스무 해를 함께 걸어왔습니다. 느티나무문우회도 그 이름처럼 한 그루 나무로 조용히 뿌리내리고 묵묵히 자라왔음을 새삼 실감합니다.
퇴직 후 삶의 균형이 흔들리던 어느 날, 지난 시간을 되짚듯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수필이라는 느긋한 언어를 통해 다시 청년처럼 가슴 뛰는 순간들을 만났습니다. 특별한 문장을 좇기보다 주변을 오래 바라보는 일이었습니다. 그 시간의 결속에서 지나온 삶이 새롭게 보였고, 그 시선이 하루를 견디는 힘이 되었으며 오늘의 나를 지탱하는 뿌리가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글로 맺은 인연, 느티나무문우회가 잊고 있던 열정과 생기를 다시 일깨워 주었습니다. 글을 쓰고 토론하는 시간은 단순한 창작 과정이 아니라 삶의 리듬을 회복하고 내면을 가다듬는 여정입니다. 회원들이 매달 모여 서로의 글에 귀 기울이며 쌓아온 우정은 어느새 뿌리 깊은 나무처럼 견고해졌습니다. 우리는 이제 문우를 넘어 마음을 나누는 벗이 되었습니다.
글은 결국 그 사람을 닮습니다. 서툰 문장 속에도 저마다의 결이 스며 있고, 담담한 어조 속에도 흔들림 없는 진심이 배어 있습니다. 글을 쓰며 나를 들여다보고, 타인의 생각을 통해 마음을 넓혀 갑니다. 그렇게 한 편 한 편 써 내려가며 삶의 밑동이 단단해짐을 느낍니다. 수필의 느린 언어 속을 유영하다 보면 조금 더 성숙해지고 순해진 얼굴로 나이 들어가리라 믿고 싶습니다.
아울러 문우회의 씨앗을 틔우고 든든한 나무로 자라도록 길잡이가 되어 주신 일현 손광성 선생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또한 이번 동인지를 정성껏 엮어 주신 이지출판사 서용순 대표님께도 따뜻한 인사를 전합니다.
지난 20년은 글로 떠난 ‘시간 여행’이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또 한 번의 시작점에 섰습니다. 지난 20년이 그러했듯, 앞으로의 걸음도 느티나무 아래에서 함께하리라 믿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모습은 달라질지라도 마음만은 오래도록 변함이 없기를, 우리의 ‘시간 여행’이 문장이 아닌 사람으로 빚어진 서사로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2025년 6월
느티나무문우회 회장 서장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