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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독일소설
· ISBN : 9791155814949
· 쪽수 : 236쪽
책 소개
목차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리뷰
책속에서
어쨌든 나는 이곳에서 아주 잘 지내고 있어. 낙원 같은 이곳에서는 차라리 고독이 나에게 귀한 향유의 역할을 해주고 있어. 게다가 청춘의 계절이라 할 이 봄이 두려움에 떠는 내 마음을 온갖 풍요로움으로 포근히 어루만져주곤 해. 나무와 덤불마다 온갖 꽃이 만발했어. 오죽하면 향긋한 꽃향기의 바다를 누비며 그 속에서 온갖 자양분을 맘껏 섭취할 수 있는 한 마리 풍뎅이가 되고 싶을 정도야.
아니, 그건 절대 내가 착각한 게 아니야! 나는 로테의 검은 눈동자에서 나와 내 운명에 대한 진지한 관심을 봤어. 맞아, 나는 그렇게 느꼈어. 그리고 나는 그 느낌을 믿어. 로테는―아, 천국을 이런 말로 표현해도 될까, 그럴 수 있을까?―나를 사랑하는 게 분명해. 그가 나를 사랑한다니! 그런 느낌을 받은 이후 나 자신이 정말 소중한 존재라는 생각이 들어. 너라면 내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테니 솔직히 털어놓을게. 심지어 나 자신을 숭배하고 싶은 기분이야.
세상에는 이런 슬픈 사연을 가진 사람들도 많습니다! 자, 대답해보십시오. 아까 언급했던 질병과 이번 경우가 다른 게 뭐죠? 온갖 모순된 힘들이 마구 뒤엉켜 있는 미로 속에서 출구를 찾지 못한 사람은 결국 죽음을 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을 가만히 지켜보기만 하다가 ‘어리석은 여자 같으니라고! 시간이 해결해줄 때까지 조금만 더 참고 기다렸으면 절망감도 가시고 너를 위로해줄 다른 남자도 나타났을 텐데’라고 말하는 사람에게 벌을 내리소서! 그건 ‘어리석은 바보 같으니라고! 그까짓 열병 때문에 죽는 게 말이 돼? 기력이 회복되고 체액이 정화되고 펄펄 끓던 열이 내릴 때까지만 기다렸으면 모든 게 다 괜찮아졌을 거야. 당연히 지금까지 살아 있을 테고!’라고 말하는 것과 매한가지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