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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외국시
· ISBN : 9791156620235
· 쪽수 : 336쪽
· 출판일 : 2014-07-07
책 소개
목차
가계도
1. 고대의 샤들
2. 페리둔
3. 잘
4. 잘과 루다베
5. 루스템
6. 마친데란 침공
7. 카이 카우스가 더 많은 잘못을 저지르다
8. 루스템과 소랍
9. 사이야우쉬
10. 카이 코스로의 귀환
11. 피루드
12. 카이 코스로의 복수
13. 바이준과 마니제
14. 아흐라시얍의 패배
15. 카이 코스로의 죽음
16. 이스펜디야르
17. 루스템과 이스펜디야르
18. 루스템의 죽음
옮긴이의 말
책속에서
아리만이 입을 맞추었던 왕의 어깨에서는 쉿쉿 소리를 내며 뱀들이 솟아났다. 검은 독사들이었다. 두려워진 왕은 뱀들을 뿌리에서부터 잘라 내려고 했으나, 아무리 잘라 내도 뱀들은 곧 다시 자라났다. 현자와 의사들이 치료법을 알아내려고 무진 애를 썼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아리만이 학자로 변신해서 또다시 조학 앞에 나가 아뢰었다.
“이는 불치병인지라 뱀들을 뿌리째 뽑아 버리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러니 뱀들이 실컷 먹을 수 있도록 먹이를 마련하세요. 인간의 뇌를 주는 게 좋겠습니다. 어쩌면 이런 방법으로 뱀들을 없앨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아리만의 비밀스러운 속셈은 세상을 황폐하게 만들려는 것이었다.
페리둔은 신하들에게 선물을 나눠 준 뒤 홀로 침묵에 들어갔다. 그는 자식들의 머리에 눈길을 고정시킨 채 그들의 사악한 운명과 그들이 안겨 준 슬픔에 비통해했다. 그는 나날이 허약해져 가다가 마침내 생명의 빛이 꺼졌다. 페리둔은 땅 위에서 사라졌으나 그의 이름은 후세에 남았다. 미누치르는 눈물과 애통함으로 조부를 기렸으며, 장대한 묘에 안치했다. 일곱째 날 아침에 그는 카이아니데스의 왕관을 머리에 쓰고 권력의 붉은 띠를 몸에 둘렀다. 온 나라 사람들이 그를 샤라고 불렀으며, 그는 오래오래 사랑받았다.
잘의 아들이 태어나기 전에 루다베는 밤낮없이 몹시 고통스러워했다. 잘은 안절부절못하다가 문득 시무르그가 깃털을 주면서 했던 말을 떠올렸다. 그는 그 새가 가르쳐 준 대로 깃털을 불 속에 던졌다. 그러자 곧 주위에 날개를 퍼덕이는 소리가 가득 차면서 하늘이 어두워지고 새들의 신, 시무르그가 잘 앞에 나타나 물었다.
“내 아들아, 무엇 때문에 괴로워하느냐? 내 사자의 눈에 왜 눈물이 고여 있느냐?”
잘은 자신의 슬픔을 털어놓았다. 시무르그는 그를 격려해 주었다.
“네 아버지가 너를 버렸을 때 충심으로 너를 보호하고 돌봐 주었던 유모가 너를 돕기 위해 여기 왔단다.”
시무르그는 잘에게 방법을 일러 주고 나서 다시 둥지로 돌아갔다. 잘은 그 새가 시킨 대로 했고, 마침내 예쁘고 건강한 아들이 태어났다. 루다베가 아기를 보더니 미소 지으면서 말했다. “이 아이를 루스템이라고 불러야겠어요. 내 고통을 내보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