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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91156758945
· 쪽수 : 400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부 오르막길
어린 시절이라는 찻잎점
방황 끝에 내린 결정
모모푸쿠의 문을 열다
* 막간 휴식 1 일 중독에 대하여
누들 바의 철학
모모푸쿠의 세계가 넓어지다
쌈바, 성공의 서막
데우스 엑스 마키나
코의 탄생과 블로거
잡아서는 안 될 기회
미쉐린 별 두 개
셰프 클럽
2부 내리막길, 그리고 다시 오르막길
유명세를 치르다
퀴노와의 결별
호주로 간 모모푸쿠
서른다섯 살의 위기
《럭키 피치》
멘토와 형, 그리고 코칭
중독된 삶
패스트푸드 레스토랑 ‘푸쿠’
* 막간 휴식 2 그레이스
처참한 실패
주방에서의 미투 운동
모모푸쿠의 마스코트, 바닷가재
서부 진출
토니의 죽음과 휴고의 탄생
마지막 이야기
에필로그
* 부록 좋은 셰프가 되기 위한 서른 세 가지 규칙
감사의 말
리뷰
책속에서
베노는 나에게 첫 일거리로 미르푸아 9리터 깍둑썰기를 시켰다. 양파, 당근, 셀러리 각각 3리터씩 총 9리터였다. 각 변이 0.5센티미터인 완벽한 정육면체로 썰어주세요.
제대로 된 요리사라면 45분 만에 끝낼 일을 나는 밤새 붙잡고 있었다. 할 줄 아는 일이었지만 바짝 얼어붙어 손도 댈 수 없었다. 대학 입학시험을 다시 보는 것만큼 정신적인 부담이 컸다. 새벽 1시까지 몇 짝의 채소를 뭉개버린 끝에 나는 그나마 쓸 만한 채소를 각각 1리터씩 내놓았다. 베노는 내가 손질한 채소를 보자마자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아, 전혀 못쓰겠는데.” _ 〈방황 끝에 내린 결정〉
집에서 요리를 절대 하지 않을 생각이었으므로 가스를 끊고 냉장고도 전원을 뽑아두었다. 바닥에는 언제나 퇴근하면서 사서 반쯤 마시고 내버려둔 물병이 나뒹굴었다. 가끔 집어 들고 마시려고 보면 병 바닥에서 바퀴벌레가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냉장고를 서류 보관함으로 썼고, 찬장은 당시만 해도 별로 유명하지 않고 값싼 버번위스키인 불릿, 일라이자 크레이그, 패피 밴 윙클 등을 쟁여두려고 완전히 비웠다. 매일 버번을 반병은 마셔야 잠이 왔다. 에어컨은 창에 딱 들어맞게 설치하지 못해서 책을 괴어놓고 틈새에 배관용 테이프를 덕지덕지 붙였다. 폭탄 테러범의 아파트를 본 적은 없지만 아마도 그런 곳이 아닐까 싶은 데서 5년 동안 살았다. _ 〈모모푸쿠의 문을 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