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부에 추사이

근대 일본을 대표하는 문호로, 일본 문학사와 의학사에 동시에 족적을 남긴 독특한 이력을 가진 작가다. 에도시대 말 영주의 주치의 가문에서 태어나 엄격한 유교적 교육을 받으며 성장한 한편, 독일 유학을 통해 서구 학문과 예술로 의학적, 인문학적 소양을 쌓고 이를 일본에 도입하는 데 앞장섰다. 린타로(林太郞)라는 본명으로는 위생학을 전문으로 한 군의관으로 육군 군의총감과 의무국장 자리에까지 올랐고, 퇴역 후에는 넓은 식견을 인정받아 궁내성 제실박물관장 겸 도서관장, 제실미술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오가이라는 필명으로는 번역과 평론을 시작으로 소설, 시가, 희곡 등 거의 모든 장르에 걸쳐 일본 근대 문단에서 선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요컨대 오가이는 문학자요 의학자며 군인이자 관료로 종횡무진 활약한 일본 근대 지식인이다. 국내에 소개된 작품으로는 「무희」, 『기러기』, 『청년』, 『아베 일족』 등이 있다.

이화여자대학교 사범대학에서 역사교육을 전공하고 연세대학교 비교문학협동과정에서 문학석사학위, 연세대학교 인문사회의학협동과정에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나보코프의 디테일-『절망』의 ‘지팡이’를 중심으로」(2015), 「깡귀옘의 규범성과 개체성-도스또옙스끼 작중인물에 관한 바흐찐의 고찰을 중심으로」(2018), 「과학, 역사, 소설: 모리 오가이의 역사소설에 관한 고찰」(2018), 「“말해질 수 없는 것은 보여져야 한다”-모리 오가이의 ‘소설’에 관하여」(2019), 「모리 오가이 『시부에 추사이』 연구-번역과 해제-」(2024) 등의 논문을 썼다. 좋아하는 작품으로는 미시마 유키오의 『금각사』, 니콜라이 고골의 『외투』, 허먼 멜빌의 『필경사 바틀비』, 에밀 아자르의 『자기 앞의 생』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