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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57280865
· 쪽수 : 120쪽
· 출판일 : 2015-09-20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5
1부
다세대주택 12
신추문예新秋文藝 14
바위의 뼈 15
하회탈 16
순천만 노을 17
사후 성형 18
옹이를 배우다 20
분꽃 21
알 수 없는 책 22
나를 겨누다 24
밤을 말하다 25
대권 넘기기 26
아마조네스 28
재활용품수거통에서 30
대목장 31
비밀 일기장 32
버려진 전화기 33
버드나무가 살찌는 이유 34
2부
벽에 사는 거인 36
차마 바라볼 수 없네 37
생의 도수 38
오늘의 파트너 40
마음을 깁다 42
솟대 43
바람은 집이 없다 44
첫사랑 45
낚시 46
검은 우산 47
꽃게 48
겨우살이 50
염장미역에 볶이다 51
바닥 52
첫 나들이 53
그들은 한 번도 54
네펜테스 55
길에 갇히다 56
3부
점 58
치약의 승천 59
아른대는 봄 60
어제와 오늘 사이 61
백담사의 별 62
버리지 못한 사진 63
가위 64
양파가 싹을 틔운 날 66
바지락 67
시들지 못하는 꽃 68
바다에 침몰하다 69
천년의 약속 70
무쇠솥 화분 71
대전역 72
구두가 모자에게 73
셔틀콕의 편지 74
마우스 75
붉은 꼬리 쉼표 되어 76
칡과 등나무 78
4부
여섯 살 80
낡고 싱싱한 그네 81
한 벌의 옷 82
끈 83
노란 십자못 84
번개가 벨을 누르다 85
진달래 화전花煎 86
훔쳐 다는 풍경 87
어긋난 톱니 88
갱년기 89
그대를 묻는다 90
사랑 91
붉은 수인手印 92
당당한 겨우살이 93
산불 94
궁남지 연꽃 95
빨간 리본의 우족 96
뼈대 없는 집안 98
감자를 먹는 사람들 99
해설 | 없다, 아니다, 그리고 하지 않는다 | 황정산 102
저자소개
책속에서
나무는
쉽사리 제 이력을 말하지 않는다
특별한 신분이 되고나서야
개인 등록증이 만들어질 뿐
그들의 이력 뽑아 볼 일 없다
나무들이 꼭 해야 하는 일은
거짓 없는 일기를 쓰는 일
바람이 어루만진 감촉
구름이 걸터앉아 들려준 말
꽃들이 내뿜던 향기로운 추파와
달빛이 작곡한 세레나데를 기록한다
폭풍에 맞서던 처절한 기억
딱따구리가 쪼아낸 몸피의 통증도
제 몸 갈피에 촘촘히 새겨 넣는다
숫자를 배우지 않아
이익과 손해를 모르고
걷는 방법도 몰라
늘 제자리에서 늙어간다
누군가 달라고 손을 내밀 때마다
망설임 없이 나누어 주는 큰손을 가졌다
세상과 작별한 후에 비로소 공개되는
나무들의 비밀일기장
- 비밀 일기장 전문
서울역 대합실
대기의자처럼 바닥에 깔린
반백의 목숨 하나
새까만 두 손 펴고 엎어져
고단한 꿈이 깊다
과거로 달리는 그의 열차엔
눈물겨운 첫사랑과
우쭐했던 어깨가 동승하여
시멘트 바닥을 기어가고
주름살에 새겨진 그의 고향은
이번 승차에서 누락되었다
대전행 KTX 개찰이 시작되자
고여 있던 시간
우르르 빠져나간다
순간
허공에 걸린 웃음소리
설핏 돌아눕는 사내의 얼굴
안동 하회탈이다
십자가를 지고 껄껄 웃는
---하회탈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