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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비평/칼럼 > 언론비평
· ISBN : 9791157842018
· 쪽수 : 256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헤밍웨이 그리고 저널리즘
작가 연보
1부|신참 기자 헤밍웨이, 시대를 말하다
시장님은 왜 경기를 안 보고 유권자들만 챙기나
구급차에 실려 오는 사람들
천연두 환자
유명인을 거래하면 어떨까
상처받은 적 없는 사람만이 남의 상처를 보고 웃는다
용기의 값은 얼마인가
2부|헤밍웨이, 인간을 말하다
군대에 다녀온 척해야 할 때
사진 보정의 시대, 인성도 꾸밀 것인가
스포츠맨 정신이란
사냥과 사살 사이
3부|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처참한 침묵의 대피 행렬
트라키아 피난민
무솔리니의 파시스트 정당
유럽 최대의 허풍쟁이, 무솔리니
평화를 원하는 프랑스 국민과 클레망소
《바투알라》의 공쿠르상 수상 소식
4부|스페인 내전을 들여다보다
스페인 내전 관련 혐의로 투옥된 한 화가를 지지하며
믿는 만큼 보이는 전쟁
마드리드, 전쟁이 시작되다
나비와 탱크
5부|전쟁이란 무엇인가
다음 세계대전을 기다리며
아프리카에는 독수리가 난다
전쟁 보도에서 기자의 윤리 기준은 무엇인가
당신을 위한 누군가의 죽음
전쟁 시대에 진실을 말하기
클로징|작가가 되고 싶다고 찾아온 청년에게
참고문헌
리뷰
책속에서
다음 두 경기가 이어지는 동안 시장님은 관중 속에서 안면이 있는 사람을 몇 명 더 찾아내서는 그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군복을 입은 군인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고, 확실히 해두려는 듯 몇몇 사람과는 두세 번씩 손을 맞잡았다. 다음 경기에 나선 스코티 리스너 선수가 상대 선수에게 흠씬 두드려 맞고 있었다. 시장님의 시선은 좀처럼 링을 향하지 않았지만 관중이 박수를 칠 때는 손바닥에 불이 나게 박수에 동참했다. 시장님이 자기 오른편에 앉은 사람에게 물었다. “리스너가 참 잘하고 있네요, 그렇죠?” 상대는 참 딱하다는 눈빛으로 시장님을 바라봤다.
_<시장님은 왜 경기를 안 보고 유권자들만 챙기나> 중에서
과거 로마 콜로세움에서는 전직 검투사들과 그들의 동료들이 관객석에 앉아 치명적인 공격이 나올 때마다 열광적인 갈채를 보냈다. 그들은 검투사의 징 박힌 장갑이 상대 검투사의 얼굴에 박히는 것을 보며 환호했다. 그물과 삼지창으로 무장한 검투사가 단검으로 맞서는 상대와 엉겨 붙을 때는 함성을 질렀다. 몇 번의 날렵한 찌르기 공격으로 상대의 목숨을 끊었을 때도 갈채를 보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웃지 않았다. 자신들이 보고 있는 게 뭘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_<상처받은 적 없는 사람만이 남의 상처를 보고 웃는다> 중에서
이들은 빗속에서 탈진한 상태다. 중앙 행렬이 오지에서 몰려든 사람들로 점점 불어난다. 자신들이 어디를 향해 가는지도 잘 모른다. 이들은 터키군이 오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자신의 농장과 마을, 갈색빛으로 곡식이 무르익는 토지를 뒤로한 채 피난민 행렬에 합류했다. 흙탕물이 튄 말 위에 앉은 그리스 기마병이 소를 몰 듯 피난민을 몰아세운다. 피난민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침묵의 행렬 속에서 자기 자리를 지키려 애쓰는 것뿐이다.
_<처참한 침묵의 대피 행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