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프랑스소설
· ISBN : 9791157956180
· 쪽수 : 224쪽
책 소개
목차
《이방인》 미국판 서문
《이방인》에 대한 편지
제1부
제2부
해설 | 《이방인》에 대하여(장폴 사르트르)
알베르 카뮈 연보
리뷰
책속에서
“어머니란 세상에 둘도 없는 분이지.”
내가 나올 때는 모두들 문까지 바래다주었다. 나는 에마뉘엘의 집에 들러 검은 넥타이와 상장을 빌려야 했으므로 마음이 몹시 급했다. 에마뉘엘은 몇 달 전에 작은아버지를 잃었다.
나는 늦지 않으려고 뛰었다. 내가 깜빡 존 것은 그처럼 서둘러 뛰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버스가 흔들리고, 가솔린 냄새가 풍겼으며, 길과 하늘에 반사되는 햇빛 탓이기도 하다. 차를 타고 가는 동안 거의 내내 잤다. 잠을 깨어 보니 어떤 군인의 어깨에 기대어 있었는데, 그는 나를 향해 웃으며 먼 데서 오느냐고 물었다. 별로 말하고 싶지 않아서 “네” 대답했다.
양로원은 마을에서 2킬로미터쯤 떨어진 곳에 있었다. 나는 그 길을 걸었다. 곧 어머니를 보고 싶었지만, 문지기가 원장을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원장은 바빴으므로 나는 조금 기다렸다.
일주일 동안 나는 일을 많이 했다. 레몽이 와서 편지를 보냈노라고 말했다. 에마뉘엘과 함께 영화 구경을 두 번 갔었는데, 그가 스크린 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이해하지 못해 설명을 해주어야 했다. 어제는 토요일이라 약속했던 대로 마리가 찾아왔다. 나는 그녀에게 몹시 정욕을 느꼈다. 마리가 붉고 흰 줄무늬가 있는 아름다운 옷을 입고 가죽 샌들을 신고 있었기 때문이다. 탄력 있어 보이는 젖가슴이 완연히 드러나 보이고, 햇볕에 그을려 갈색이 된 얼굴이 꽃처럼 아름다웠다. 우리는 버스를 타고, 알제에서 수 킬로미터 떨어진, 좌우에 바위가 솟고 육지 쪽으로는 갈대가 우거진 바닷가로 나갔다.
우리는 입을 다물었다. 마리는 여전히 웃고 있었다. 뚱뚱한 여자는 내 옆의 남자에게 큰 소리로 외치고 있었다. 아마 그녀의 남편인 듯, 솔직한 눈매를 가진 덩치가 큰 금발의 사내였다. 그들은 무슨 말인지 이미 시작된 대화를 계속하고 있었다.
“잔은 그를 맡으려고 하질 않아요.”
여자는 소리소리 질렀다.
“응, 그래?”
사내가 말했다.
“당신이 나오면 꼭 데려갈 거라고 말했는데 맡으려고 하지를 않아요.”
그때 마리도 레몽이 내게 안부를 전하더라고 소리를 질러서 나는 “고맙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내 목소리는, “그 녀석은 잘 있느냐”고 묻는 나의 옆 사나이의 목소리에 묻혀버리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