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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58161200
· 쪽수 : 284쪽
책 소개
목차
1부 해방촌에서
순하고 따뜻하고 맑은, 남쪽 바다
고양이 밥 주는 알바를 구할 거야
눈의 젖은 왈츠
이제 밤도 말랑하고 따뜻하겠지
꽃 피는 재래시장
선의로 가득한 지옥이었네
강 너머 저쪽의 사정
자정 지나 남산에서
어두운 카페들의 거리
가을 하늘 공활하고
내게도 노년이, 노년이 있을 거라네
12월의 즐거움
겨울나기, 겨우 나기
공터의 블루스
나의 해방촌
꽃 사세요, 꽃요
2부 달려라 캣맘
여름의 향기
그것은 꿈이었을까
이렇게 가혹한 여름
순해지고 강해지다
달려라, 캣맘
란아, 애틋한 우리 장녀
비일상으로의 탈주
새들, 해방촌에 와서 죽다
다행한 나날들
3부 모든 것이 아름다울 뿐
그 골목이 품고 있는 것들 1
그 골목이 품고 있는 것들 2
뻔뻔스러울 정도로 떳떳하기를
직업, 밥벌이와 자아실현의 그 어디쯤
친구 생각
깊은 삶, 기품 있는 삶
나는 어머니를 기억하지 못하지만
우리가 불행감에서 헤어나지 못하더라도
하나의 생에는 하나의 몸이 주어진다
달걀의 추억
딩동댕, 파라솔 아래서 파도 소리 들으며 책을 읽으리
나, 덤으로 살고 있는 것 같아
단아하게 살기
모든 것이 아름다울 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배 바닥에 가까운 삼등 선실에서 한밤에 잠에서 깨어, 바다를 보려고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갑판으로 통하는 계단참의 둥근 선창 너머에 검디검고 맑디맑은, 깊은 바다가 있
었다. 그 자리에 붙박여 나는 오래오래 바다를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생각했다. 내가 죽으면 바다에 수장해달라고 하리라. 깊고 깊은, 어둡고 어두운 바다인데 거기 떠도는 내 주검을 떠올리니 한없이 정화되는 기분이었다. 바로 저기가 내가 기꺼이 주검을 맡길 곳 같았다.
_ ‘순하고 따뜻하고 맑은, 남쪽 바다’ 중에서
“선배, 1등 당첨되면 뭐할 거야?”
“응, 먼저 고양이 밥 주는 알바를 구할 거야.”
어쩌면 그는 피곤하던 차에 고양이 밥 알바 쓰기에 대한 내 평소 소망을 떠올리고 로또 생각을 해냈을지 모른다. 내가 늘어놓는 이런저런 로또 1등 당첨금 용처를 듣던 그가 섭섭한 척하며 말했다.
“나한테는?”
“음, 스쿠터 한 대 사줄게.”
_ ‘고양이 밥 주는 알바를 구할 거야’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