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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32474588
· 쪽수 : 280쪽
책 소개
목차
허은실 • 언니와 함께 술을
백세희 • 왜 혼자 마셔요?
한은형 • 다자이 오사무처럼 마시기
문정희 • 나는 시를 마신다
이다혜 • 금주의 조용한 지지자
황인숙 • 내 기억 속에서 찰랑거리는 술
나희덕 • 병 속의 어둠에서 익어 가는 것들
신미나 • OB 맥주와 솜사탕
박소란 • 취하지 않는다
이원하 • 두 음절의 단어는 연인이 서 있는 것 같죠
우다영 • 우리는 왜 함께 마시고 싶었을까
강혜빈 • 시 쓰는 마음, 술 마시는 마음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공용 테이블에 십여 명의 여성들이 앉아 따로 또 같이 술을 마시고 있다. 말이 많은 나는 기어이 한 명을 골라잡아 말을 걸고 말 텐데, 무슨 말을 하게 될까? 궁금한 게 많은 나는 무조건 질문을 할 거다. 처음 보는 술을 가리키며 무슨 술인지, 맛은 어떤지 묻거나, 사적인 질문을 잔뜩 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결국 질문은 하나로 맞춰질 게 뻔하다. “왜 혼자 마셔요?” (백세희, 「왜 혼자 마셔요?」)
다자이 오사무처럼 마시기란 무엇인가. 일단 마실 만큼 마셔야 한다. 이런저런 술을 마셔 보고, 좋아하는 술을 만들고, 주량에 대해 알고, 비틀거리거나 토하고, 실수를 하고, 기억을 하거나 하지 못하고, 술버릇에 대해 알고, 알면서 또 실수를 하고, 여럿이 마시고, 혼자도 마시고, 절주나 금주를 하고, 다시 야금야금 마시다가 아예 마시지 못하는 시간이 오는 것, 그게 다자이 오사무처럼 마시기다. 그러니까 술에 관해 할 수 있는 것을 다해 보는 것. (한은형, 「다자이 오사무처럼 마시기」)
내 사진 속의 나 역시 젊고 오만한 미소를 지으면서 카메라 앞에서 한껏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나는 사진 속의 젊은 그녀와 함께 독한 술 한잔을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당시로선 매우 크고 헐렁한 오버코트를 대담하게 걸치고 머리를 풀어헤친 채 키 큰 고목 아래 서 있는 사진 속의 나는 곧 저녁 불빛이 켜지기 시작한 대학로 어느 술집으로 달려갈 것 같은 표정이었다. (문정희, 「나는 시를 마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