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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58512163
· 쪽수 : 220쪽
· 출판일 : 2021-06-03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7
1장 봄날은 간다
서른아홉, 나의 삼십대가 저물어간다 17
이미 사표를 던졌고, 통장 잔고는 0을 향하고 있었다 26
봄에는 혜화동을 걸어야겠다 43
가장 높은 경지의 유머 감각 51
빛과 그림자가 있다면, 그림자 쪽 57
네가 말하면 꼭 반대로 되더라 61
집보다 방 69
나는 어디론가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75
2장 버스를 타고
이상하다. 바람이 일기 시작한다 85
36.5도보다 더 온기 있는 것들 91
남의 얘기를 하느라 인생을 낭비하지 않는 여자 96
사랑이 고독을 말끔히 해결해주진 않는다 102
그러니 우리 너무 힘들어하진 말자 108
고속터미널의 한 극장에서 엄마와 영화를 봤다 114
가장 사랑했던 것들이 가장 먼저 배반한다 123
기적처럼 헤어진 옛 연인의 그림자를 만날 수 있을지 모르므로 127
3장 기억의 습작
이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것들 139
삶은 결국 코미디라니까 144
서른여덟에 읽는 안나 카레니나 147
친밀함의 거리는 45.7cm 152
사라지는 가게들의 도시 159
어른스런 밤 167
4장 어른의 시간
걷는 여행은 울퉁불퉁해진 삶을 위로한다 177
마흔이 되면 나만의 방을 찾아 정착할 수 있을까 184
Enjoy Your Flight 194
곧 어른의 시간이 시작된다 206
불행해지지 않는 게 아닌, 행복해지는 삶에 대하여 211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청춘이 스러진다. 서른 살 내내 누군가 좋아하는 것보다 싫어하는 것에 크게 관심을 기울이던 내가, 마흔이 넘고 쉰을 넘으면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에 더 귀 기울일 수 있을까. 나의 옛 친구가 좋아하는 건 눈이 쏟아진 뒤 드물게 빨간 하늘. 눈이 오면 하늘이 빨개진다는 말을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던 나는 “그럴 리가!”라고 반문했었다. 하지만 어김없이 올해도 겨울이 오고 눈이 내리면 문득 하늘을 올려다보며 하늘의 색깔을 헤아리고 있을 것 같다. 하늘이 정말 빨개지는지. 잔뜩 울고 난 후 충혈된 눈처럼 발갛게 서글퍼지는지.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 좋아하는 것을 생각하는 나이에 대해 생각하면서.
직장생활 6년 차쯤이었다. 누군가는 사표를 내고 긴 여행을 떠나거나, 직업을 바꾸거나, 백수가 되거나, 결혼을 하는 나이. 애매하게 불안하고, 불안해서 신경질적이고, 터무니없이 자신에게 화가 나고 다시 두려워지는 나이.
청춘은 꼭 배고프고 허기져야만 하는 걸까. 드라마 작가 노희경이 스물의 너희들이 아프다고 말했던 의미를 그제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허기가 그저 물리적인 배고픔을 뜻하는 것일 리 없다. 그것이 사랑에 고프고, 우정에 고프고, 삶에 고픈 것이라는 걸 알 만한 나이. 진짜로 배가 고팠던 날을 떠올리면 언제나 그 시절, 천 원짜리 주먹밥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