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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도 희망을 가졌네

그때에도 희망을 가졌네

(코로나19 대구 시민의 기록)

신중현 (엮은이)
학이사(이상사)
1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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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도 희망을 가졌네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그때에도 희망을 가졌네 (코로나19 대구 시민의 기록)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58542290
· 쪽수 : 288쪽
· 출판일 : 2020-04-17

책 소개

코로나19로 멈춘 도시에서의 '일상의 기록'. 대구의 시민 51명이 그동안 겪고 느꼈던 일상을 기록했다. 각기 다른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생생한 경험을 엮은 책이다.

목차

1부 대구의 봄을 기다리며

권도훈 당신들이 이상화고, 유관순이고, 안중근입니다
김민정 이 시간이, 제발 꿈이기를
김보연 평범한 삶이 행복한 삶이다
김창근 하루빨리 모든 이들이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도은한 내일을 가려버린 바이러스_ 일상으로의 극복
민영주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다
박상욱 저 화사한 봄꽃이 다 지기 전에
백무연 어떻게 이런 일이…!
신두리 코로나에 빼앗긴 봄
윤은경 2020코로나의 기억_ 사소함의 소중함
이강석 코로나를 이겨 다 함께 행복한 사회가 이루어지기를
이영옥 힘들 때 더 빛나는 사람
이은영 코로나19 사태에서 배운 배려
이재수 이제 우리 함께 희망을 노래하자
이종복 코로나19, 50일의 기록
이종일 코로나를 관통하며
장경순 꽃들의 비명
장원철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의 행
정순희 철쭉이 활짝 피면
천영애 분노와 광기의 시간을 넘어
최상대 코로나 바이러스에 잃어버린 건축
최성욱 코로나19의 시간
최지혜 코로나19의 긴 터널에서 하루빨리 벗어나기를
한향희 코로나19가 데려온 아픈 봄, 희망의 봄
홍민정 코로나로 멈춘 대구, 그래도 희망은 있다

2부 대구의 희망을 보듬다

권숙희 금호강 버드나무
권영희 기다리고, 기다린다
김남이 코로나가 만들어준 새로운 경험, 온라인 독서토론
김둘 대구시민, 21세기의 조선수군들
김득주 코로나19의 상처, 예술 연대로 희망을 보듬다
김상진 코로나19와 도서관
김요한 생활치료센터 ‘빈손의 창조자’들과 15일간의 동행
김윤정 슬기롭고 싶은 재택생활
김종필 나는 대구 사람입니다
나진영 이게 뭔 일
남지민 고픔을 느끼며 성장하는 잠시 멈춤의 시간
박선아 마스크 없는 삶을 꿈꾸다 ·
배태만 어느 은행원이 마주한 봄날의 바이러스
서상희 코로나 시대의 사랑법
우남희 불 꺼진 방
우웅택 코로나19, 나의 갈릴래아를 찾아서
이금주 학교도서관에서의 행복한 시간을 기다리며
이영권 군인과 민간인의 경계
이주영 코로나가 바꾼 일상
이초아 재난 상황은 새로운 교육의 기회가 될 수 있을까?
장정옥 코로나 시대의 사랑
장창수 학교는 안녕한가
정아경 우리는 너울 사이에 있다
최중녀 환난의 한가운데서
하승미 손
홍영숙 2020년 봄을 기다리며

저자소개

신중현 (지은이)    정보 더보기
도서출판 학이사 대표. 1987년부터 지금까지 대구에서 책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지역 출판 활성화와 독서 분위기 조성을 위해 2016년부터 학이사독서아카데미와 독서동아리 ‘책으로 노는 사람들’을 개설·운영한다. 한국출판학회상(기획·편집 부문)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지은 책으로는 『다시, 지역출판이다』가 있으며, 엮은 책으로 『대구에 산다, 대구를 읽다』, 『그때에도 희망이 있었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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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우리 식당은 주택가가 밀집한 골목에 있다. 그래서 손님의 대부분은 동네 주민들이다. 대부분의 손님들은 매일 오시는 분들이다. 인근에서 가내공업을 하시는 분이나 혼자 영업을 하시는 분들의 점심 식사와 일을 마친 후 인근 주민들과의 간단한 술자리로 이루어진다. 말 그대로 이웃사촌들이다. 그래서 인근 대로변의 식당들처럼 가격을 비싸게 받을 수가 없다. 그래도 음식을 만지는 사람이라 누구보다 먼저 마스크를 쓰고 일을 하기 시작했다. 늘 오는 분들이 불안해할까 봐 걱정이었다. 다 마찬가지겠지만 이 작은 골목식당에서도 코로나라는 큰 파도를 피할 수는 없었다. 아니 어떻게 보면 더 큰 충격으로 닥쳐왔다. 어찌 보면 생사가 달린 문제였다.
2019년 연말에 중국 우한지역에서 코로나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만 해도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사실, 동네에서 작은 식당을 하는 사람으로서 해외여행을 할 시간이나 여건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국에서의 일은 마치 남의 일처럼 느껴졌다. 이후 우리나라에도 우한에 다녀온 사람들이 감염되었다는 뉴스가 나올 때에도 사실 그렇게 걱정은 하지 않았다. 저렇게 몇 명 생기다가 말겠지 생각했다. 그러다가 언제부터인가 대구에도 감염자가 발생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그러자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혹시 우리 식당에 감염자가 오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었다.
그런데 일은 31번 확진자가 생기면서 시작되었다. 당시만 해도 거의 모든 음식점이 손님은 줄었지만 문을 닫은 곳은 별로 없었다. 그런데 31번 확진자가 식당 바로 앞에 있는 아파트 거주자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어떻게 알았는지 골목은 금방 썰렁하게 비워졌고 온갖 소문은 무성했다. 겁이 났다. 혹시 내가 모르는 사이에 우리 식당에 다녀가신 분은 아닌지, 손님들이 농담 삼아 “31번 여기 왔다 간 것 아닌가?”라는 말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정말 그랬는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이미 동네에는 온갖 소문만 무성했다. 가장 먼저 타격을 입은 곳이 식당과 마트였다. 31번 확진자가 누구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온갖 소문이 나돌기 시작했다. 마트에 뭐라도 사러 갔을 것 아니냐? 그 사람 직업을 봤을 때 식당에 밥 먹으러 많이 다녔지 않겠나? 하는 것이었다. 당장 식당 문을 닫고 싶었다. 그런데 그렇게 좋지 않은 소문만 무성할 때는 문을 닫을 수도 없었다. 특히 우리 식당은 일요일에도 동네의 어르신들이나 주민들이 모임을 하니 거의 1년 내 문을 여는 곳이라 더 힘들었다.
손님들의 화제는 당연히 코로나였다. 어느 식당이 문을 열지 않던데, 혹시 주인이 감염된 것 아니냐, 감염되지 않았으면 왜 문을 닫았느냐, 는 식으로 아예 확진자 취급을 하는 말을 들으니 그것이 더 무섭고 두려웠다. 이런 소문이 나면 다시 회복하기 어렵기 때문에 문을 닫을 수가 없었다. 손님도 거의 없었고, 이웃의 가내공업 하시는 몇 분들만 그래도 매일 점심 식사를 할 뿐이었다. 물론 저녁 시간에 손님은 전혀 없었다. 아무리 양을 줄여 밥을 해도 늘 반 이상이 남았다. 그 두렵고 위험한 시간에 누가 와서 함께 밥을 먹고 술을 마시겠는가?
그 후 얼마가 지났는지 모르겠다. 대구 신천지교회에서 엄청난 숫자의 감염자가 나오고, 텔레비전에서는 종일 코로나 관련 뉴스만 나왔다. 그래서 매일 오시는 분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도저히 내가 겁이 나서 문을 열지 못하겠으니, 도시락을 싸 오셔서 드시라고. 그러고는 한 주일 정도 문을 닫았다. 우선 내가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골목장사를 하는 내가 감염이라도 된다면, 그 소문이 난다면 이 불황에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입장에서 더 이상 코로나가 종료되더라도 이 동네에서는 살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네 장사는 서로의 믿음으로 해야 한다. 모두가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오는 분들이다. 이웃 할머니들의 모임이 있는 날, 물김치를 특히 좋아하시는 할머니에게 가실 때 조금 싸 드리면 꼭 자녀들을 데리고 오신다. 자녀들이 어머님을 뵈러 왔을 때 외식을 하자고 하면 “저 집을 팔아주자.”라며 데리고 오신다. 그때 자녀들이 “우리 어머니께 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라고 인사하며 갈 때가 행복하고 고맙다. 이런 동네에서 식당을 하는 내가 코로나에 걸렸다는 소문이 난다면 이 동네를 떠날 수밖에 없다.
그렇게 한 주일 정도를 영업하지 않고 집에만 있으니 갑갑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그래서 청소라도 해야겠다고 식당에 나가니 매일 식사하러 오시던 이웃 가게의 사장님이 가게 문을 좀 열라고 말씀하셨다. 밥 먹을 곳도 없고, 식당은 문을 닫으면 단골들이 다 떨어져나간다는 말이 새로운 두려움으로 들렸다. 그래서 다음 날부터 문을 열었다. 대신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기로 했다. 매일 아침 일찍 나와 식당 구석구석을 소독하고, 드나드는 손님들에게 손소독제를 꼭 이용하라고 입구에 준비했다. 그리고 마스크를 쓰지 않은 분들은 출입을 삼가달라고 부탁했다.
또 손님이 없으니 다른 손님들은 가능하면 멀리 떨어진 테이블에 앉게 했다. 그리고 모든 음식은 개별 접시로 덜어 먹게 하고 설거지한 그릇은 모두 소독을 했다. 반찬도 적게 해 당일 다 소비하거나 남아도 버렸다. 물론 저녁 장사는 하지 않았다. 기다려도 손님이 없었을 뿐 아니라 술을 마시는 분들은 아무래도 식사 손님보다는 위생에 관심이 덜했기 때문이다.
두려웠지만 그렇게 버텼다. 월세나 공과금을 생각하면 한 푼이 아쉬웠지만, 그것보다는 우선 안전이 더 급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얼음판을 걷듯이 지냈다. 그렇게 어둡고 두려운 시간이 지나니 확진자가 몇십 명으로 줄어들기 시작했다. 이제는 손님들도 약간 긴장을 늦추는 것이 보인다. 하지만 여러 사람이 모이는 식당에서는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나라에서 완전히 코로나 확진자가 없어졌다는 발표를 하기 전에는 지금의 운영 방식을 그대로 따를 수밖에 없다. 두류공원이 인근이라 해마다 벚꽃이 필 때는 꽃구경 다녀오신 손님들이 많았다. 올해는 아직 그렇지는 못하지만 다행이라 생각한다. 내가 자가격리 되지 않았고, 어려운 시기에 찾아오신 손님들도 지금까지는 다 건강하게 탈 없이 보내신다.
모두가 다 마찬가지였지만, 31번 확진자가 바로 이웃이라는 탓으로 더 많이 두렵고 힘들었다. 빨리 모두 건강하게 예전처럼 이웃이 함께 모여 웃으며 식사를 하고, 퇴근 후에 술도 간단히 한잔 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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