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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사진/그림 에세이
· ISBN : 9791158770655
· 쪽수 : 244쪽
· 출판일 : 2018-11-05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 일(Work)
Hands to work, hearts to God. | 엄마의 망가진 손 | 파이 굽는 장비 | 손놀림 | 파이의 밑바닥 | 가장자리 | 남았지만 남지 않은 것 | 디테일 | Stirring | 베이킹 장비 | 엄마의 앞치마 | 엄마의 교통 수단 | 그 열 발자국 | 엄마의 고향 | 아빠의 숲 | 한 번의 포옹 | 그 엄마에 그 아들 | 내가 가장 닮고 싶은 모습 | 엄마의 뒷모습 | 심플한 예술가 | 엄마의 좌우명 | 인생은 미완성
2. 웃음(Laughter)
엄마는 못 말려 | 총알택시 겁나서 못 타겠어요 | 서툰 우리말 솜씨 | 부엌의 원칙 | 외국인 파출부
3. 만남(Encounter)
온도 조절 | 오븐의 온도 | 트리 | 엄마의 여유 | 머핀의 향기 | 열린 문 | 작은 일에서조차 | 식탁 | 손님 대접 | 손님이 북적이는 우리 집 | 엄마의 편지
4. 쉼(Rest)
한 판의 파이 | 뒤에서, 조용히, 말없이 | 말은 적게, 행동으로 먼저 | 커피 한 잔 | Rest | 특별한 비결 | 기도실 | 혼자만의 시간 | 작은 부엌 | 책 보는 엄마 | 과자 모양을 찍는 도구 | 작은 유리병의 꽃 한 송이 | 엄마의 특기
5. 나눔(Sharing)
구워진 파이 | 빚어지는 삶 | 브렌 머핀 | 엄마는 여왕? | 머핀이 구워져서 선반 위에 올려진다 | 부담을 안 주려는 엄마 | 불알친구 종호의 눈물 | 수원교도소의 최초 영어 교사 | 엄마는 영원한 선생님 | 하나같이 반대를 하고 | 엄마의 무릎 | 엄마는 없다 | 엄마를 뵈러 갈 때마다 | 침실 | 덤 웨이터 | 감동적인 선물 | 엄마는 우렁이 각시
6. 집(Home)
그림 | 엄마 노래 | House와 Home의 차이 | 응접실 | 램프 | 하트 모양 액자 | 엄마의 뱀 사냥! | Home is where the mom is! | 엄마, 제발 학교에 오지 마! | 엄마에게 보내는 편지
에필로그
리뷰
책속에서
파이의 맛을 결정짓는 것은 위에 올린 화려한 장식이나 속에 들어 있는 내용물보다도, 오히려 보이지 않는 바닥인 ‘크러스트’라고 할 수 있다. 크러스트가 너무 두꺼우면 파이에 들어간 내용물 맛보다 밀가루 맛이 더 강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크러스트가 얇을수록 좋다.
하지만 크러스트는 바닥에 깔려 숨겨져 있다. 눈으로는 거의 확인이 불가능한 가장 낮고 어두운 곳에 자리한다. 그렇다고 겉으로 보기에 더 화려해 보이는 파이의 다른 부분보다 보잘것없는 것은 분명 아니다.
파이의 맛을 결정짓는 것은 보이지 않는 크러스트에 있다고 늘 이야기하시는 엄마의 말처럼, 보이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할 때가 있다.
그런데 눈에 거의 띄지 않다 보니, 파이를 만들 때 그 밑바닥을 가장 소홀히 하기 쉽다. 까딱 잘못하면 두꺼운 밀가루 층을 만들어, 맛도 맛이지만 건강에도 도움이 안 되는 결과를 낳는다.
여기서 난 새로운 인생 레시피를 발견한다. 눈에 띄게 보여지는 것보다 잘 보이지 않는 것에 더욱 마음을 써야 한다는 것을.
누가 알아주는 일보다 알아주지 않는 밑바닥에 더 관심을 가져야겠다.
한번은 학교의 수영장을 청소하는 엄마를 발견한 학부형이 너무나 열심히 일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아 옆에서 같이 일하고 있던 형수님에게 “죄송하지만 저 외국인 파출부 어디서 구하셨어요” 하며 물어보았다고 한다.
그 뒤로 ‘외국인 파출부’ 하면 웬만한 학교 관계자들은 누구를 지칭하는 말인지 알 수 있었다. 뒤늦게 엄마를 알아본 그 학부형은 민망한 얼굴로 엄마를 찾아가 몇 번이나 사과의 말을 하고 돌아갔다고 한다.
건강도 좋지 않으신데 제발 일을 하시지 말라고 옆에서 아무리 말려도, 조금만 한눈을 팔면 어디론가 조용히 사라지는 엄마. 뒤늦게 집 안을 살피면 어딘가에서 엎드려 청소를 하고 계신다.
예수님이 오신다면 예수님께 부탁드려 엄마께 붙은 청소 귀신 좀 쫓아내달라고 부탁드리고 싶은 심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