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교육학 > 교육 일반
· ISBN : 9791158771003
· 쪽수 : 268쪽
· 출판일 : 2019-05-25
책 소개
목차
1. 공부라는 이름에 대하여
나의 학창시절 | 대학생활과 나의 꿈 | 꿈꾸는 자의 위대함 | 무엇을 공부하는가 | 재능과 몰입, 그 이후
2.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생각하는 사람 | 생각한다는 것의 의미 | 좋은 교육, 나쁜 교육 | 위대한 교육은 무엇으로
이루어지는가 | 어떻게 경청하는가 | 나는 이런 교육을 하고 싶다
3. 말하며 이야기하며
엉터리 선생님과 백발 선생님 | 마음을 먹고 자라는 아이들 | 마음을 움직이는 대화 | 신뢰를 만드는 자세
4. 어떻게 서로를 이해하는가
창의적 사고의 법칙 | 똑똑한 선택을 하는 방법 | 느리게 반응하는 독서의 힘 | 본질을 꿰뚫는 독서의 정석 | 다상량의 본질 | 무엇을 읽을 것인가
5. 인생이라는 질문
인생이 뭐에요? | 인생에 쌓을 한이 있는가? | 마음의 힘을 기른다는 것 |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6. 가족이라는 이름의 교육
마음이 흐르는 사랑 | 아버지라는 이름 | 내가 몰랐던 엄마의 마음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교육일을 하면서 종종 블로그나 대면으로 부모님들과 상담을 할 기회가 있다. 학업에 대한 상담과 자녀의 심리적인 측면에 대한 상담을 하다 보면 대부분 공통적으로 발견하는 것이 부모님의 3가지 반응인데 다음과 같다.
“예, 그렇긴 한데요.”
“일단 알겠습니다.”
“정말 그렇게 하면 될까요?”
자녀와 마음이 맞지 않는 부모, 교육방식에 문제가 있는 교사들을 종종 만난다. 이야기를 나눠보면 상대방의 말을 듣지 않는다는 느낌을 자주 받는데 대화의 법칙을 모르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상대방의 말을 듣는 게 어떤 걸 의미하는지, 경청이라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라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언젠가 가까이 지내는 지인 분께서 이런 질문을 하셨다.
“어떤 사람이 세차장에서 자동차 세차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 사람이 어느 날, 앞으로 자기는 연봉 10억을 버는 사람이 될 것이라고 주변사람들에게 이야기했다. 그게 무슨 말인지 맞춰봐라.”
이게 무슨 말인가 싶으면서도, 나름대로 해답을 생각해봤다. 가진 건 없는데 돈 욕심만 많거나, 다른 사람과 다르게 꿈이 큰 사람이거나, 아니면 뭔가 믿는 구석이 있는 모양이다 싶은 마음이 들어서 여차저차 말씀드렸더니 다 틀렸다고 하셨다. 그리고 “자네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사는 사람이야!”라고 하시면서 이렇게 이야기하셨다.
“세차장 하는 게 부끄럽다는 마음이다. ‘지금은 내가 세차장에서 일하고 있지만 나 무시하지 마라, 앞으로 내가 돈 많이 벌어서 부자가 될 거다.’ 하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오래 전 일이다. 담임선생님이 사적인 일로 출근을 못하시게 된 초등학교 2학년 어느 날, 옆 교실에 무섭게 생긴 담임선생님이 우리 반에 오셔서 한 시간 수업을 맡아주셨다. 대화를 나눠본 적은 없지만 왠지 모르게 날카로운 눈매와 일자로 그은 듯한 입술은 강인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심어주었다. ‘하필 저분이냐……’ 하는 마음이 들면서도 어떤 분일까 궁금했다. 그날은 서예시간이었는데 선생님은 한마디 한마디 단어를 이야기할 때마다 매우 정제되어 있는 단어를 쓰셨던 기억이 난다. “너 인마 자세가 그게 뭐야? 제대로 잡고 똑바로 써.”라는 말을 “붓은 그렇게 쥐면 안 되고, 반듯하게 세워서 쓸수록 아름다운 글자가 나온다.” 하는 식이었다. 인상보다 괜찮은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무사히 그날의 수업은 끝이 났다.
어린 나이였음에도 괜찮은 선생님이라는 인상이 들었던 것이다.
다음날, 수업시간 중간에 노크소리가 들렸고 문이 드르륵 열렸다. 옆 반 선생님이었다.
선생님은 잠시 양해를 구하고 들어오셔서 50명 남짓한 학생들이 앉아있는 교실에서 이야기하셨다.
“여러분, 어제 나는 엉터리 선생님이었거든. 여러분한테 엉터리로 가르쳐줬기 때문에 나는 사실 엉터리 선생님이었어.” 하고 이야기를 시작한 선생님은 전날 있었던 수업시간에서 본인의 실수로 오류가 있었던 부분을 이야기하시며 다시 정확하게 설명해주셨고, 오래지 않아 교실을 나가셨다. 무슨 내용을 이야기하셨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27년이 지난 지금도 “나는 엉터리 선생님이었거든.” 하는 선생님의 그 음성은 내 마음에 깊이 남아 지워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