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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세계문학론 > 독일문학론
· ISBN : 9791159015885
· 쪽수 : 396쪽
· 출판일 : 2023-12-30
책 소개
목차
역자 서문 005
제1장 전인(全人): 핵심학문으로서의 인간학 013
1.1 인간에 대한 새로운 발견 017
1.2 연구관점으로서의 문학적 인간학 030
제2장 기원으로 떠나는 여행: 늑대아이와 고귀한 야만인 039
2.1 루소와 늑대아이 043
2.2 게오르그 포르스터의 남해 탐험 050
2.3 알렉산더 폰 훔볼트의 아메리카 원주민 탐험 056
제3장 정신병원: 극단적인 인간탐구 065
3.1 ‘끔찍한 장소’와 리히텐베르크의 그림해석 069
3.2 클라이스트의 목격자 보고서 075
3.3 근대적 성격을 띠는 클라우디우스의 교훈 소설 079
제4장 범죄문학: ‘사례이야기’에서 소설까지 087
4.1 인간을 알 수 있는 출처로서의 범죄문학 장르 091
4.2 인간 제물: 마이스너의 계몽적인 사례이야기 096
4.3 범죄의 심리: 실러의 소설 102
제5장 인간학과 소설: 내면의 이야기 113
5.1 1774년, 소설의 해: 괴테, 블랑켄부르크, 엥엘 117
5.2 병력으로서의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고통』 123
5.3 칼 필립 모리츠의 심리소설 『안톤 라이저』 128
제6장 인간교육: 계몽주의의 교육론 139
6.1 인접학문으로서의 인간학과 교육학 143
6.2 성교육: 계몽주의의 난처한 주제 148
6.3 전인: 빌헬름 마이스터의 교육편지 153
제7장 인간학과 (교훈)시 161
7.1 시의 인간론: 포프와 주크로 165
7.2 사랑의 철학: 실러의 시〈우정> 173
7.3 에케 호모: 괴테의 시 〈내 심장은 뛰었다>, <프로메테우스> 176
제8장 여성의 자기규정 187
8.1 자유결혼: 괴테의 작품에 등장한 새로운 모델 191
8.2 아버지의 결혼 중매를 거부하다: 소피 메로-브렌타노 199
8.3 불가해한 임신에 관한 클라이스트의 사례연구 205
제9장 관상학과 감정기호학 213
9.1 외면을 기준으로 한 라바터의 성격 해석 217
9.2 리히텐베르크의 관상학 비판 222
9.3 마음 염탐: 슈피스의 사례이야기 229
제10장 심리를 표현하는 연기예술 239
10.1 감정형 배우와 성찰형 배우 243
10.2 레싱과 엥엘의 인간학적 연기예술 253
제11장 마음의 거울: 인간학과 드라마 263
11.1 연민의 연극론: 레싱의 『에밀리아 갈로티』 267
11.2 통속심리학: 이플란트의 시민비극 『알베르트 폰 투르나이젠』 276
제12장 꿈과 몽유 287
12.1 인간학적 꿈해석 291
12.2 꿈의 희생자: 실러의 프란츠 모어 297
12.3 몽유병자: 클라이스트의 홈부르크 왕자 301
제13장 예술과 광기 311
13.1 신성으로 좀 더 가까이: 티크의 소설 『윌리엄 로벨』에 나오는 한 가지 사례 315
13.2 광기는 더 높은 차원의 건강이다: 클링에만의 소설 『야경』 320
13.3 예언의 능력을 가진 광인: 호프만의 『은자 세라피온』 324
제14장 사실주의: 인간학의 결론 335
14.1 생리현상이기에 어쩔 수 없다: 뷔히너의 『보이첵』 339
14.2 가장 보잘것없는 자의 삶: 뷔히너의 반(反)관념론적 미학 346
책속에서
제2장 기원으로 떠나는 여행: 늑대아이와 고귀한 야만인
고트프리트 가이슬러(Gottfried Geissler, 1770–1844)의 캐리커처인 〈여행 중인 학자들(Die Gelehrten auf Reisen)〉에서는 유럽에서 온 세 명의 탐험가들이 야자수가 무성한 어느 섬에 도착한 모습이 그려져 있다. 이 탐험의 목적은 손에 들려 있는 쪽지에 적힌 글씨를 통해 알 수 있다. 바로 “잃어버린 유토피아 왕국 발견 프로젝트”이다. 그림 앞쪽에 있는 십자가를 보면 이미 유럽인들이 예전에 이 섬을 다녀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계몽주의 시대에는 여행 목적이 단지 신대륙과 신해상로를 탐험하거나 유토피아라는 이상 국가에 대한 동경심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만은 아니었다. 자연 탐구에 대한 관심 또한 중요했다. 새롭게 발견한 식물과 동물들을 정의하고 분류하거나(이 그림에서는 식물채집 상자를 맨 남자가 담당하고 있는 일), “광물”, “화석”, “진귀한 물건” 그리고 “골동품”을 수집하는 일들이었다. 이들이 가져온 박물관 표본 상자 위에 쓰여 있는 글자들에서 이를 알 수 있다. 그림 한가운데 서 있는 뚱뚱한 학자는 “여행일지”를 기록하고 그 내용을 팔 아래에 끼고 있는 이전의 기록들과 비교하고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들은 당대 가장 흥미를 불러일으켰던 연구대상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바로 그들이 친 천막 앞에 보이는 원주민들이다. 당시로서는 신학문인 인종학과 인류사를 연구하는 인간학은 바로 이 원주민들을 연구하는 학문이었다.
15세기에 크리스토퍼 콜럼버스(Christopher Columbus, 1451-1506)가 아메리카에 도착한 것부터 18세기 제임스 쿡(James Cook, 1728–1779)이 범선으로 세계 일주를 한 것에 이르기까지 위대한 발견의 여행과 함께 인간학의 발전은 신속하게 진행되었다. 계몽주의 시대에는 인간의 본성과 언어의 기원, 그리고 다양한 민족들에 대해 큰 관심을 가졌다. 1775년 루소(Jean-Jacques Rousseau, 1712-1778)가 철학자로서 아직은 자연과학의 연구 결과들에 대해서는 상당히 무심한 채 ‘인간 간의 불평등’이라는 논제를 전개한 이래 인간의 자연 상태를 ‘역사적’이고 ‘경험적으로’ 재구성하는 문제는 더욱더 시급해졌다. 독일의 작가 마르틴 빌란트(Christoph Martin Wieland, 1773-1813)는 루소에 반대하며 완전한 고립 상태를 겨냥한 인간실험을 기획했다. 그는 체계적인 교육을 시도하기 위해 야생의 ‘자연의 아이들’을 실험대상으로 이용했다. 게오르그 포르스터(Georg Forster, 1754-1794)와 알렉산더 폰 훔볼트(Alexander von Humboldt, 1769-1859)와 같은 탐험 여행가들은 민족학에서 거둔 다양한 연구 결과물에 힘입어 철학 이론을 수정하고 글로벌한 비교문화학의 기초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