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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스페인/중남미소설
· ISBN : 9791159253768
· 쪽수 : 536쪽
· 출판일 : 2018-12-17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난 당신이 어떤 이야기를, 그러니까 아프리카 이야기를 하나 써 줬으면 합니다. 당신에게 이야기를 해줄 사람은 마커스 가비라는 청년으로 지금 감방에 있습니다.”
“어떻게 해서 감옥까지?”
“판결을 기다리는 중입니다. 두 형제를 살해한 죄로 기소됐지요. 리처드와 윌리엄 크레이버라고.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나는 관심이 갔다. “교수형인가요?”
변호사 노튼은 환멸적인 탄식을 내뱉고는 서류를 하나 열었다.
“증거가 있습니다. 좋지 않은 건 피해자들이 일반 신분이 아니라 는 겁니다. 크레이버 공작의 자제들이거든요.”
“콩고에서 일어난 일은 우리 인간이 이해할 수 있는 이해의 범위를 뛰어넘습니다. 톰슨 씨, 그 이야기는 우리 인간에게 의구심을 불러일으키는 것 중 하나입니다.
얼굴을 보기 전에 먼저 소리가 들렸다. 저만치 복도에서 쇠와 나 무가 움직이는 리드미컬한 소리가 들리면서 마커스 가비가 나타났다. 실제로 그는 가증스러운 소리보다 더 시끄러운 소리를 내는 쇠사슬에 팔목과 발목이 묶인 채 나막신을 신고 있었다. 그것들이 부딪치면서 독특한 소리의 조합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그가 입고 있는 옷은 죄수를 고행의 영혼으로 변화시키는 회색 이었다. 하지만 색이 너무나 우울하다 보니 본래의 취지를 벗어난 느낌이 들었다. 마커스 가비는 한마디로 이국적인 사내였다. 뿌연 촛불에 살갗이 빛나면서 몸매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났다. 그의 외 모에서 맨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몇몇 여자들이 무척이나 좋아할 모로코풍의 숱 많은 곱슬머리였다. (……)
처음 보았을 때 마커스는 어디 하나 흠잡을 데 없이 완벽했다. 하지만 이상했다. 어딘가 석연찮았다. 무엇일까. 그를 데리고 온 간수들은 거구도 아니고, 그렇다고 조그만 체구도 아니었지만 가비 보다 머리 하나는 더 커 보였다. 그랬다. 문제는 정상적인 사람보다 대퇴부가 훨씬 더 짧은 다리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