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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91159253966
· 쪽수 : 152쪽
· 출판일 : 2019-03-29
책 소개
목차
여는 글
속도와 페미니즘을 재사유하다_정경직
속도를 사유한다는 것
속도의 페미니즘
불화를 만드는 인식 틀: 페미니즘 ∥ 페미니즘, 한국 사회를 관통하다
질주하는 페미니즘: 속도의 페미니즘의 성과
여성혐오 담론의 확산 ∥ 진지로 변모하는 여초 커뮤니티 ∥ 진지전에서 기동전으로
속도의 페미니즘의 맹점: 평면화되는 논쟁
적대의 정치: 정치적인 것은 곧 개인적인 것이다? ∥ 속도를 활용한 타자화: 상대의 속도 소거하기 ∥ 비판이라는 무기: 불가능한 완벽주의에 대항하다
속도의 차이에 기반을 두는 새로운 정치학이 필요하다
속도라는 제약, 속도라는 가능성 ∥ 평면적 적대를 넘어서: 속도의 차이에 기반한 정치학
참고문헌
정치적 올바름을 생각하다: 페미니즘이 ‘공용어’가 되기 위하여 _최성용
들어가며
정치적 올바름
정치적 올바름의 세 가지 이해 ∥ 정치적 올바름의 내적 긴장: 공용어를 꿈꾸는 방언의 딜레마 ∥ 미러링: 언어를 통한 사회 변화를 꿈꾸다
정치적 올바름과 맥락의 윤리
맥락에 기초한 설득과 연대의 가능성 ∥ 속죄 페미니즘과 주관적인 도덕주의를 넘어
정치적 올바름과 연대의 정치
도덕적 이분법의 한계를 극복하는 정치적 유연성 ∥ 사회계약의 갱신이 필요하다 ∥ 새로운 공용어를 만드는 길: 연대와 신뢰의 회복
언어와 논쟁, 함께 성장해간다는 것
참고문헌
모두의 페미니즘을 위한 정치윤리학: 당사자주의를 넘어서 ‘우리’에 대하여 _이아름
계속해서 다루지 않는다면
갈등의 온상이 된 온라인 공간
한국 온라인 공간 여성 생존 분투기 ∥ 한국 넷-TERF의 탄생 ∥ 트랜스 젠더 VS ‘생물학적 여성
페미니즘의 정체성 정치
페미니즘 제2물결의 성과와 한계, 제3물결 의 등장 ∥ 생물학적 범주가 아니라 정치적 범주다
퀴어·트랜스젠더 운동의 정체성 정치
퀴어 운동 VS 트랜스 운동 ∥ 사유의 재시작, 트랜스젠더리즘을 탐험하라
비정체성의 정치윤리학이라는 대안
참고문헌
지배하는 말들에 지지 않는 법: ‘너의 잘못’이라는 사적인 폭력 앞에서 _정연
나의 오랜 후회로부터
주변적 남성성과 정상가족 이데올로기
주변적 남성으로서의 아버지 ∥ 주변적 남성이 가족에게 가하는 폭력
지배하고 조종하는 말들과 그것이 파열하는 순간
어머니의 존재를 왜곡하는 아버지의 말들과 균열 ∥ 균열하는 약자의 혼란 ∥ 그건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고통에서 출발하는 사유에 대하여
고통의 신호에 주목하기 ∥ 사유의 여정에서 마주치는 질문들
참고문헌
리뷰
책속에서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주장하는 이들은 수없이 많지만, 그들이 모두 ‘완결된 페미니스트’인 것은 아니다. 어느 누구도 완성된 페미니스트일 수는 없다. 자신을 페미니스트라고 칭하는 것은 성차별적인 이 사회를 바꾸고 싶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따라서 자신을 페미니스트로 정체화한 채로 더 이상 사유하지 않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자신을 완결 지음으로써 어떤 정박점에 안주하고자 하는 욕망은 죽음의 충동이다. 더 이상 사유하지 않겠다는 의지, 더는 변화하지 않겠다는 선언은 스스로를 멈추게 만든다.
속도의 페미니즘은 빠른 확산, 신속한 대응, 가벼운 행위를 가능케 하는 특징 때문에 한국 사회에서 많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그러나 동시에 특정한 한계를 보이기도 했다. 빠른 속도는 중요하지만, 전부는 아니다. 메르스 갤러리, 메갈리아, 워마드, 다음 카페,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온라인상에 형성된 사이버 매트릭스는 페미니즘에 빠른 속도를 부여했지만, 그와 동시에 페미니즘이 오랫동안 논의해왔던 폭넓고 입체적인 논의 내용들은 다소 평면화되는 문제를 낳았다.
속도를 고려하는 정치학은 어떤 문제를 일거에 해결해버리는 정치학이 아니다. 오히려 수많은 요소에 대한 고려와 타협, 설득과 협상이 필요한 정치학이다. 페미니즘의 통찰은 누구도 완벽한 주체가 될 수 없으며, 우리는 부족하고, 부분적이고, 취약하고, 상호의존적이며, 정동적인(감정적인) 존재임을 말한다. 그러므로 항상 자신의 부분성과 부족함, 불완전성과 취약성을 사유하는 것이 우리에게 존재하는 더 나은 정치의 가능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