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살인자

1. 세 개의 수열
2. 칠 년 전의 비밀번호
3. 뜻밖의 연결
4. 진술을 유지할 것
5. 꿈의 탐색
6. 카운트다운
7. 파도타기
8. 거짓과 오염
9. 진심의 경계
작가의 말

악몽에 대한 두려움은 나이가 들면서 서서히 사그라들었다. 그러자 꿈의 세계를 여행하는 일은 온전히 은밀한 즐거움으로 남게 되었다. 물론 꿈을 자각한다고 해서 무엇이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자각몽은 아슬아슬한 파도타기와 같아서 꿈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조심스럽게 균형을 잡지 않으면 금방 밖으로 튕겨 나가고 말았다. 나는 점점 꿈의 규칙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나는 칠 년 동안 아무런 연락도 없던 사람을 갑자기 찾아와 멋대로 비밀번호를 누르고 집 안에 들어갔다. 우연히도 그곳에서 죽은 사람을 발견했다. 우연히도? 대체 누가 그 말을 믿어줄까.

“그럴 수 있어요. 처음부터 죽일 생각은 아니었을 겁니다. 그냥 아무 계획 없이 침입했을 수도 있어요. 그런데 정작 들키니 목을 졸라 기절시키고, 그 사실을 숨기기 위해 자살로 위장하려 하고, 다시 그 사실을 숨기기 위해 살리려 시도하고. 그다음에는 옛 애인이라는 핑계를 대는 거죠. 거짓말이 거짓말을 부르는 겁니다. 그건 이상하지 않아요. 칠 년 만에 옛 애인을 찾아갔는데 하필 그날 그 사람이 자살을 시도했다는 게 이상한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