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59255786
· 쪽수 : 267쪽
· 출판일 : 2020-09-18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말
1. 동백꽃 필 무렵 _동백어의 힘
2. 다모 _죽여야 살린다
3. 스카이캐슬 _믿으셔야 합니다, 뭘?
4. 응답하라 1988 _추억을 빙자한 오각 멜로
5. 대장금 _여성 선구자의 독립 성장기
6. 허준 _의술이 아니라 마음입니다
7. 시크릿 가든 _영혼이 바뀌어야 이해되는 갑을
8. 미스터 션샤인 _히스토리이자 러브스토리
9. 미안하다 사랑한다 _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죽음
10. 디어 마이 프렌즈 _여성의 우정이 뭔지 아느냐?
11. 비밀의 숲 _악의 숲에서 무슨 일이?
12. 미생 _누구인들 미생이 아니랴
13. 신입사관 구해령 _신데렐라 아닌 신데렐라
14. 시그널 _경찰이란 무엇인가?
15. 슬기로운 감빵 생활 _창살 있는 천국, 창살 없는 지옥
16. 제빵왕 김탁구 _이기적 유전자의 드라마 버전
17. 스토브리그 _히딩크는 싸가지가 있었을까?
18. 청춘시대 2_아름다운 시절의 다른 이름
19. 선덕여왕 _굿 걸, 배드 걸의 한판 승부
20. 신데렐라 언니 _가족이란 무엇인가?
21. 눈이 부시게 _인생의 시간에 대한 생각
22. 커피 프린스 1호점 _사랑은 상처받는 것이다
23. 내 이름은 김삼순 _누가 내 이름을 불러다오, 웃지 말고
24. 발리에서 생긴 일 _계급 논리에 막힌 폴리아모리의 가능성
25. 태양의 남쪽 _증오를 녹이는 유일한 방법
:맺는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동백어의 특징 중 하나는 심리학에서 말하는 아이(I) 메시지다. 초등생 아들이 말썽을 피우자 동백이는 “그럼 엄마가 힘들어.”라고 말한다. 일상을 방해하는 전남편에게는 “너 때문에 정신이 번쩍 들고 소나기 피하는 법을 알게 됐다.”고 대꾸하고 사랑을 끊임없이 퍼 주는 용식을 보며 “이 사람이 나를 고개 들게 하니 내가 뭐라도 된 것 같다.”고 생각한다. 생을 주체적으로 사는 이들의 특징이 ‘동백어’에 잘 드러난다. 남 탓할 만하고 좌절할 만하고 세상을 향해 온갖 욕을 해도 모자랄 입장의 동백이가 우주의 중심에 자신을 놓고 꿋꿋하게 살아간다. 그래서 동백이는 위대하다. _〈동백꽃 필 무렵〉
“내 꿈 다 포기하고 살았는데 내 인생이 빈껍데기 같아요. 이렇게 허무할 수가 없어요.”
그녀는 열세 살 먹은 자식을 외국에 떼어놓고 돌아왔다. 하버드가 뭐길래.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의 행복을 유보했는데 그 유보는 가족의 찢김이라는 극단적인 방식으로 행해진다. 영화 〈주디〉를 보면 이런 장면이 나온다. 주디 갈런드가 이혼하고 아이들과 어렵게 살아가다가 영국에 가서 일할 기회가 생겼다. 아이를 기르려면 돈이 필요한데 그 돈을 벌기 위해 아이들과 헤어져야 한다. 주디는 매니저에게 말한다.
“아이들과 행복하게 살기 위해 아이들과 헤어져야 한다고요?”
이게 스카이캐슬 식 욕망의 모순이다. 행복하게 살기 위해 불행하게 살아야 한다. 부모가 웃기 위해 아이들은 울어야 한다. 남의 희망을 위해 나는 절망해야 한다. 평생 타자의 욕망이 자아의 욕망인 줄 착각하고 살았기에 자식은 물론이고 저 자신마저 무엇 때문에 사는지 모르는 게 스카이캐슬러들이다. _〈스카이캐슬〉
팬들은 어남류(어차피 남편은 류준열)파와 어남택(어차피 남편은 택이)파로 갈라져 서로가 원하는 결말을 보길 원했다. 덕선이는 택이를 택했다. 왜?
단적으로 ‘빙신 배틀’이 덕선의 선택을 대변해준다. 덕선이 밥풀을 턱에 묻히고 나오는 등굣길, 정환과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정환은 에어 조단 신발을 신고 있다.
“비비화는 선도부한테 바로 잡힌다, 빙신아.”
“오늘부터 선우가 선도부다, 빙신아.”
“좋겠다. 네 친구가 선도부라, 빙신아.”
“너도 좋겠다. 도시락 안 싸가도 되고. 턱에 붙은 거 먹으면 되겠네, 빙신아.”
정환은 비록 덕선을 좋아하지만 표현에는 젬병이다. 비오는 날 우산을 갖다주기도 하고 선물을 하기도 하지만 시대를 잘못 타고 났다. 1988년을 기점으로 무뚝뚝함이 남성의 매력에서 단점으로 추락했기 때문이다. (명로진의 멋대로 통계임.) 한복을 입고 올림픽 피켓 걸 연습을 하며 덕선이 “나 어때?”라고 묻자 정환은 “넌 그냥 아무것도 하지 마. 그게 제일 나아.”라고 쏘아붙인다. 제아무리 사랑이 크다 한들 여자한테 “그 더러운 입으로 이미연(정환이 좋아하는 배우)을 말하지 마라.”는 건 너무했다. …(중략)…
그에 비해 택이는? …(중략)… 늘 사랑 가득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며 예쁘다는 말을 해준다. 선물을 줄 때는 여성의 의견을 묻는다. (정팔이는 그냥 제멋대로 골라서 동생을 시켜 일방적으로 갖다준다.) …(중략)… 무엇보다 택이는 덕선이를 존중하며 그 존중을 표현한다. 이건 앞의 여러 가지 메리트를 다 합한 것보다 더 중요하다. 오스카 와일드가 그의 소설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에서 말했다. “남자는 눈으로 사랑을 느끼고 여자는 귀로 사랑을 느낀다.”고. 결국 여성의 사랑을 쟁취하는 이는 언어의 마술사여야 한다. 최소한 “멍충이” 같은 저급한 단어는 쓰지 않아야 한다. 정팔이는 성격이 아니라 세치 혀에서 택이에게 밀린 셈이다. 표현하지 않아도 알아주는 건 신들의 영역이다. “사랑한다면 지금 말해야 한다. 더 늦기 전에 쑥스러움을 이겨내고 고백해야 한다.” _〈응답하라 198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