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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과학소설(SF) > 한국 과학소설
· ISBN : 9791159257117
· 쪽수 : 109쪽
· 출판일 : 2021-12-27
책 소개
목차
클락워크 도깨비
작가의 말
주석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아버지는 대대로 군대에 소속되어 무기를 만들던 장인 집안에서 나고 자랐다. 왜 지금은 혼자인지 연화에게 말하진 않았다. 아버지에겐 꿈도 계획도 없었다. 비싸게 팔릴 도구나 단단한 무기를 만들겠다거나, 제 손으로 위대한 업적을 이룩하겠다거나 그걸로 딸을 잘 키우겠다는 꿈은 없었다. 아버지는 그저 자신의 시간을 두드릴 뿐이었다. 알음알음 찾아온 사람에게 자신이 빚어온 호미나 쟁기 따위의 도구를 건네 먹을 걸로 바꿨다. 자신의 재능이 세상의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인지하지 못했다. 조금이라도 알아챘다면 계획을 세웠을 것이다. 정기적으로 완성품을 들고 장에 내다 팔거나, 남의 집 문을 두드리거나, 혹은 자기 대신 물건을 팔아줄 사람을 물색했을지도 몰랐다. 아버지는 그중 단 하나도 떠올리지 않은 채 오로지 자기 세계에 머물렀다.
'저게 뭣이야?'
사람들이 수군댔다.
'인조노동자라고 하더군.'
조선인 중에도 깡통 장치로 몸을 바꾼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소문이 들려왔다. 낯설어 보이는 몸이 문제는 아니었다. 전등도 전차도 증기 기관차도 순식간에 일상이 되었다. 문제는 이들이 민가에 들이닥쳐 집기며 대야며 농기구, 심지어 놋그릇과 요강까지 가져갔다는 거였다. 저항하는 사람들에겐 뜨거운 쇠주먹이 날아갔다. 맨손으로는 도저히 상대할 수 없는 상대였다. 일본 땅에서 터전을 잃은 사람들이 깡통 기계로 몸을 바꾸고 조선으로 건너왔다고 사람들이 수군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