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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호러.공포소설 > 한국 호러.공포소설
· ISBN : 9791159258664
· 쪽수 : 308쪽
· 출판일 : 2024-06-10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챠밍 미용실
펠리치따 오피스텔
101호
꿈
해피
영일 슈퍼
판
미끼
만규
꿈 공장
첫 임무
석훈
옷고름
讖孕
거래
보름달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챠밍은 호접몽 같은 그때를 떠올리며 쓴웃음을 지었다. 남의 머리 만지는 직업이 이렇게 흔한 직업이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시절,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일을 해도 집에 돌아가면 피곤한 줄도 모르고 행복한 웃음을 짓던 시절이 있었다. 다시는 돌아가지 못할, 이제는 기억도 희미하지만 언제인지 모를 생의 마지막까지 잊을 수도 없는 한때였다. 기쁨이라곤 없는 억겁의 시간을 힘겹게 살아내며 생활비 걱정까지 해야 하는 요즘 같은 때에는 남들 다 한다는 재태크라는 것을 했더라면 이런 고생은 덜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할 때도 있었다. 그렇지만 돈을 많이 벌어서 뭘 할 것인지를 생각하면 이내 그 부질없음에 머리를 젓곤 했다.
모니터 뒤에서 두 마리가 더 기어 나왔고, 그걸 잡아 죽이니 벽에 서너 마리가 또 기어 나왔다. 의명은 적의에 가득 차 정신없이 지네를 잡아 화장실 변기에 넣었다. 변기 안이 온통 지네로 가득했다. 죄다 죽어버리길 바라며 변기 물을 내렸는데 물이 변기 밖으로 넘쳤다. 지네도 같이 넘쳐흘렀다. 지네가 화장실을 넘어 온 집 안을 가득 메웠다. 발등을 타고 올라오는 지네의 근질거리는 감각에 질려 소리를 질렀다.
“쟤, 영물이 되었구나?”
챠밍의 말에 도깨비가 고개를 끄덕이며 호응했다.
“그러네.”
— 영물이 뭐지?
늙은 개가 생각했다. 십 년이 넘는 오랜 세월 산과 들을 쏘다니며 별과 달과 해와 산짐승과 더불어 산 개는 ‘영물’이라는 단어를 알지 못했다.